AT&T와이어리스 인수전 여파 `합종연횡` 봇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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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귤러의 극적인 승리로 끝난 AT&T와이어리스 인수전의 파장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이번 AT&T와이어리스 인수전은 미국 이동통신 시장 판도를 뒤흔들만한 뇌관이라는 점과 두 대기업의 막판 치열한 경합으로 인수 금액이 410억달러까지 치솟는 등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여기다 인수전의 파장으로 미국은 물론 유럽, 일본 이통업체에 까지 연쇄적으로 합종연횡이 벌어질 가능성도 예견되고 있다. 이번 인수전이 주요 이동통신기업의 진로에 미칠 영향을 긴급 점검해 본다.

△싱귤러: AT&T 와이어리스 통합을 계기로 고객수 4600만명에 연매출 320억달러, 미국 시장 1위, 세계 4위의 거대 이통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싱귤러는 거의 두 배로 늘어난 덩치로 기존 선두업체인 버라이존와이어리스를 제치고 미국 이통시장에서 확실히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됐다. 또 싱귤러와 AT&T는 같은 GSM망을 갖고 있어 연간 20억달러 이상의 비용절감 및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그러나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법. 싱귤러는 총액 410억달러의 인수비용과 AT&T와이어리스의 부채 60억달러까지 합쳐 이번 인수전에 무려 470억달러란 거액을 쏟아부었다.이때문에 당분간 유동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무디스, 스탠다드앤푸어스(S&P) 등 신용평가회사들은 싱귤러의 AT&T 와이어리스 인수 소식에 일제히 싱귤러의 등급 하향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비록 보다폰과 대도박에서 승리했지만 싱귤러가 선두자리를 얼마나 유지할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

△보다폰: 이번 인수전에서 무릎을 꿇은 영국 보다폰이 어떤 행보에 나설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보다폰은 껄끄러운 버라이존과 제휴 관계를 청산하고 AT&T와이어리스를 합병, 미국 이통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보다폰은 입찰결과에도 불구하고 버라이존와이어리스 주식 45%는 처분할 계획이다. 하지만 세계 최대 이통업체인 보다폰이 순순히 미국시장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일부에선 미국 1, 2위 이통업체의 모기업인 버라이존이나 SBC커뮤니케이션을 보다폰이 통째로 인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버라이존와이어리스와 기타 군소업체들: 아쉽게 1위 자리를 싱귤러에게 넘겨줬지만 버라이존이야말로 이번 인수전으로 실질적 이득을 챙길 가능성이 높다. 싱귤러가 유동성 악화로 당분간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기 힘든 상황에서 버라이존이 고객층을 유입할 경우 선두 재탈환도 어렵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넥스텔과 스프린트 PCS, T 모바일 등 마이너업체들은 상대적 규모가 더욱 작아져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에 내몰리게 됐다.

△NTT도코모: 싱귤러의 인수전 승리가 확정되자 NTT도코모측은 AT&T와이어리스 지분 16%를 처분하고 미국시장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글로벌 기업의 꿈을 포기하고 아시아의 지역 이통업체로 물러나는 셈이다. NTT도코모는 지분매각으로 AT&T와이어리스에 투자한 100억달러 중 60억달러만 건질 전망이나 주당 15달러로 치솟은 인수경쟁 덕택에 그나마 투자손실을 최대한 줄인 것이 다행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