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이더넷 스위치시장 `이전투구`

한정된 수요 놓고 업체간 출혈경쟁 극심

세계 이더넷 스위치업계가 전반적인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업체간 출혈 경쟁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C넷이 17일 시장조사기관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시너지리서치그룹은 지난 4분기 세계 이더넷 시장이 총 28억9300만달러로 집계돼 전분기 대비 출하량은 5% 늘었으나 매출 규모는 오히려 1.5%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이같은 결과는 올해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이 오랜 침체기에서 벗어나 완연한 회복세로 접어들 것이란 낙관적 시장 전망과 대치되는 현상이어서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시너지의 조슈아 존슨 애널리스트는 “이더넷 출하량은 조금씩 늘고 있으나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져 마치 시장 전체가 감소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지난해 3분기의 경우 세계 이더넷 시장의 매출과 출하량이 크게 증가했었다.이에 따라 관련 업계는 기업 고객들의 IT투자가 곧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에 들떴지만 정작 4분기 이더넷 출하량은 소폭 증가에 머물렀고 매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현재까지 이더넷 판매량은 지난해와 거의 같은 수준”이라며 업계가 기대하던 폭발적인 장비 수요는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시장 위축의 또 다른 배경인 업체간 가격 경쟁은 보급형 이더넷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상황이다.현재 델과 HP, 3Com 등은 보급형 이더넷 장비 시장에서 더 값싼 제품으로 승부수를 걸고 있다.이에 비해 기가비트, 10기가 비트급의 고급형 이더넷시장은 상대적으로 마진율과 성장률이 높은 효자 상품으로 간주되고 있다.

시너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가비트 이더넷 출하량은 전분기에 비해 18%, 10기가비트 이더넷은 305%나 물량이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두 제품군의 판매 가격은 각각 15.6%, 80%씩 폭락해 결국 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이더넷 시장은 10기가비트 고급 장비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겠지만 가격 하락세가 계속 확산될 경우 업계 전체가 진흙탕에서 빠져 오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시스코의 존 챔버스 회장은 “기업 고객들이 새로운 IT투자에 대해 이례적으로 신중함을 보이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챔버스 회장은 지난 연말에 올해는 기업 관련 IT투자가 몇년만에 되살아날 것이라며 장밋빛 시장 전망을 내린 바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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