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네티즌의 `힘`

 네티즌의 ‘힘’이 결국 ‘이승연 누드’ 프로젝트를 중단시켰다.

국민의 거센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게이샤’를 주제로 제2차 촬영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로토토와 네띠앙엔터테인먼트측이 네티즌이 주도한 사회적 여론에 백기를 든 것이다. 이번 결정은 탤런트 이승연씨, 로토토, 네띠앙엔터테인먼트 등이 지난 12일 ‘종군위안부’ 소재 누드사업을 공개한 지 나흘만의 일이다.

이 문제가 쟁점화된 것은 네티즌들의 강한 반발을 수용한 이동통신 3사가 해당 누드 동영상 서비스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부터. 이어 종군 위안부 할머니와 여성 단체, 시민들의 항의 집회가 잇따르는 등 국민적 저항이 조직화되면서 더 이상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네띠앙 본사와 일본대사관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며 아예 ‘뿌리’를 뽑을 태세다. 네띠앙 가입자들이 줄줄이 탈퇴하고, 급기야는 방송사들이 이승연 출연 정지 결정까지 내리게 되었다.

네티즌들은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긍정적인 사회 분위기 조성에도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번에 보여준 네티즌들의 ‘힘’은 그동안 일부 논쟁거리에 갇혀 있던 종군위안부 문제를 범국가적 관심사로 부상시켰을 뿐아니라, 범국민 후원모금 활동을 널리 확산시키는 역할까지 했다.

2만1300여명의 회원을 확보한 다음카페의 ‘종군위안부 누드반대’ 사이트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1000원 후원모금 운동’에 대한 동참을 호소하고 나섰고 사이트연계 등 인터넷에서 할 수 있는 모든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정대협측은 "모금에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네티즌의 요청이 있어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이번 일로 위안부 문제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네티즌들의 ‘힘’은 그동안 부정적으로 발휘된 적도 많았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얼마든지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게다가 자칫 천박한 ‘음란물’의 무분별한 유통으로까지 번질 수 있었던 이번 사건을 자정기능을 통해 막았다는 것은 더욱 고무적이다. 앞으로도 올바른 의식확산을 위한 네티즌들의 시도는 계속될 것으로 기대해 마지 않는다.

<디지털문화부=조장은 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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