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인터넷 쇼핑몰의 안전 지불

요즘 소비경기의 불황을 걱정하는 중에서도 ‘2003년 전자상거래 시장이 전년 대비 49.4%의 성장세를 보였으며, 올해는 2003년 대비 약 26.9%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시장예측은 인터넷 전자지불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이같은 성장은 ‘복합형 비즈니스 모델’로의 진화, ‘사설 e마켓플레이스’의 확산 등 인터넷 비즈니스 형태의 지속적인 발전으로 편리하고 값싼 인터넷 쇼핑을 하는 소비자가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항상 모든 현상에 있어서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공존하듯이 이러한 눈부신 성장의 이면에는 적지 않은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상존해 왔다. 다만 이러한 문제점들은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혁명적인 변화의 화려한 불빛에 가려 그 모습을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 중 첫째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신용카드의 부정사용이다.

인터넷 쇼핑에 있어서 대금결제 수단의 약 80%가 신용카드에 의한 것인데, 인터넷 공간에서의 신용카드 사용자의 본인확인이 불가능한 점을 노린 부정사용이 인터넷 상거래 규모의 증가에 비례하여 급증하는 추세이다.

이로 인하여 그동안 인터넷 쇼핑몰은 물론 인터넷 결제대행사인 PG(Payment Gateway), 신용카드사 그리고 선량한 카드회원 등이 금전적인 손해는 물론 유·무형의 손실을 당해야만 했다. 물론 인터넷 상거래가 시작됨과 동시에 관련 업계는 이러한 문제점을 예상하고 그 대책에 고심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러한 첫번째 시도로써 필자 회사는 지난 2000년 인터넷 신용카드거래에서 본인 확인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SET 인증 시스템’을 개발, 선 보인 바 있다. 물론 사용의 불편함으로 인해 활성화되지 못했다. 이는 SET 자체의 불편함도 있었지만 국내시장이 안정성을 위해 편리성을 희생할 만큼 성숙하지 못했던 점도 크게 작용했던 것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이를 간과할 수만은 없게 되었다. 인터넷 쇼핑에서의 신용카드 부정사용이 빈번해지고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커져서 사회적인 문제점과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으며, 이대로 방치할 경우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위축도 우려되는 지경까지 왔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비씨카드와 국민카드가 모든 인터넷 상거래에서 인터넷안전지불서비스(ISP) 인증서의 의무적인 사용과 10만 원 이상의 거래에 대해서는 공인인증서를 동시에 사용토록 한 것과 그 외 다른 모든 신용카드사에서 10일부터 전면시행된 안심클릭 인증과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화는 이러한 문제점의 획기적인 해결책이 분명하다.

이제는 인터넷 공간에서 인증서 제시 없이는 쇼핑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구매자들은 온라인 전자상거래용 지불인증서비스인 ‘ISP 인증 또는 안심클릭 인증’ 외에도 사이버 인감증명서라 할 수 있는 ‘공인인증서’ 발급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제도는 구매자 입장에서는 과거에 단순히 카드번호와 비밀번호 일부만 입력하던 것에 비해 다소 번거롭고 불편할 수 있겠고, 쇼핑몰 입장에서 보면 이용의 불편함이 끼칠 매출 감소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이번 ‘ISP 인증 또는 안심클릭 인증’ 제도의 의무시행으로 인터넷 쇼핑몰의 부정사용이 철저히 차단됨으로써 신용카드 불법사용의 피해자들이 확연히 줄어들 것은 물론, 카드 사고에 따른 민원 또한 확실히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며, 지금까지 소비자·쇼핑몰·신용카드·PG 사이에 불분명했던 책임소재 또한 한층 명확히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제도가 안전한 상거래 정착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우리 국민도 세계 인터넷 환경을 이끌어나가는 주체로써 한층 더 성숙한 자세를 갖추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며, 그 노력의 하나로 안전한 상거래의 정착을 위한 새로운 시스템 도입에 모두 협력하고 익숙해 져야 할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인터넷 쇼핑의 당사자인 소비자·쇼핑몰·신용카드·PG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주고 우리나라 전자상거래의 건강한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며, 더 나아가 세계의 인터넷 시장을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이성용 KCP 사장 sylee@kc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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