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 각 부처에서는 대통령에게 새해 업무에 관한 보고를 한다. 한해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행사 가운데 하나이다. 새해 업무보고뿐 아니라 참여정부 들어 대통령에게 이루어지는 보고는 대부분 마이크로소프트(MS)의 ‘파워포인트’로 대표되는 프레젠테이션 SW를 활용한다. 그림이나 도표를 활용해 쉽게 보고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IT대통령에 걸맞은 참모로서 업무수행능력과 함께 자신의 IT능력까지도 함께 검증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실시되는 부처별 새해 업무보고에서 사용되는 프레젠테이션 SW는 모두 MS사의 ‘파워포인트’다. 애써 개발돼 지난해 처음 선보인 국산 프레젠테이션 SW는 얼굴조차 내밀지 못하고 있다. 국산 SW를 장려해야 할 정보통신부조차 4일 연두업무보고에서 이미 성능이 검증된 국산SW가 아닌 MS의 파워포인트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새해업무보고를 국산 프레젠테이션 SW의 성능을 대외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삼으려했던 국내 개발업체들은 역시나 하는 마음으로 쓰라린 마음을 달래고 있다. 정부가 앞장서 국산 SW를 외면하면서 SW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외치는 우스꽝스러운 일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소프트웨어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정부조달제품으로 등록돼 정부가 일단 성능을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들은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오류 때문에 국산 SW의 사용을 겁내고 있다”며 “상당기간 업무보고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추진해 왔음에도 결국 국산이라는 한계를 넘지 못했다”고 실토하고 있다.
물론 이같은 현실이 프레젠테이션 SW만의 문제는 아니다. 공개SW나 임베디드 SW 모두 상황은 마찬가지다. 정책입안자의 입장에서는 SW산업 육성을 외치지만 사용자의 입장으로 바뀌게 되면 국산 제품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문제가 생길지 모르니까 외산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는 식이다. 이같은 정부의 이중적인 논리가 사라지지 않는 한 국내 SW산업이 세계로 뻗어나가기를 기대하는 것은 그야말로 요원한 일이다.
<윤대원 컴퓨터산업부 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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