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연구정보망 단일화 시급하다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성명에 영향을 받아 미국 증시가 등락을 거듭하자 환율 상승과 무역수지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글로벌화한 경제체제 아래에서 금리와 환율의 문제는 전방위적인 파생력으로 사회 모든 부분을 좌우하는 시장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몇 해 전 IMF환란의 와중에서 해외자료에 대한 환율부담으로 수집자료를 절반으로 줄여야 했던 쓰라린 경험을 들추지 않더라도, 해외자료 수집에 적지 않은 지출을 하고 있는 연구기관들에는 금리의 상승과 달러화의 인상이 여간 부담스런 환경 변화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선진국 해외 연구개발정보의 수집을 위해 지출하는 예산비중이 많다 보니 예상치 못한 환율변동은 수집 자료의 축소와 결과적인 정보수집 예산의 감축을 불러오곤 한다.

 더욱이 이러한 환율부담만큼이나 자료수집에 부담을 지우는 것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인터넷 시대 정보유통에서 디지털 연구자원의 상업적 유통을 독점하고 있는 선진국 정보서비스업체의 독선적인 가격정책이다.

 일부 고급 연구개발정보를 다루는 전자학술지의 1년 구독료가 종당 150만원을 넘는 것은 물론, 묶음으로 판매되는 전자잡지 패키지가 수백종을 단일상품으로 하여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현재 과학기술분야 메터정보DB에 대한 상업적 서비스를 주도하고 있는 톰슨(Thomson)ISI와 전자저널의 메이저 플랫폼으로서 전자저널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스웨츠 블랙웰(Swets Blackwell) 등이 세계 전자정보자원의 50% 이상을 합병하면서 국제적 독과점 체제를 통해 선·후진국간 정보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해외선진국의 정보서비스회사들은 지적재산권에 대한 무역거래의 협약에 따라 저개발국의 정보이용에 적지 않은 부담을 가중시키며, 선진국의 지식정보 독점을 굳히는 정보유통의 패권체제 강화에 앞장서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과학기술 정보자원을 필요로 하는 저개발국의 연구정보자원에 대한 부존자원화 필요성은 테크노라운드(TR) 도래가 임박할수록 절박한 명제가 될 것이다.

 국내 대학 및 연구기관 등의 정보자원 수집규모는 수집 종수와 예산규모에 있어 미국의 17분의 1,일본의 8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되고 고급 연구개발정보에 대한 해외의존도는 여전히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예를 들면 일본의 국내연구자들이 NACSIS-ILL을 통해 일본 내에서 연구논문을 구하는 자급률이 99%에 이르고 있는 데 비해 KISTI만 보면 DDS원문서비스에서 아직도 15%의 원문요청을 영국의 BLDSC나 캐나다의 CISTI로 주문해 비싼 비용을 치르고 있는 형편이다.

 이처럼 지적재산권 강화로 점증하는 해외 연구자원 수집비용에 대한 대책으로는 1차적으로 개별 수집기관마다 수집업무의 효율화를 통한 최적의 자원개발환경을 강조하고 있지만, 오늘날 연구정보자원의 효율적 수집은 국가적 차원의 협력사업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선진국마다 자국의 보유자원에 대한 효율적 유통시스템 개선을 통해 자국 소장자원의 소재정보서비스뿐만 아니라, 공유협력 차원의 전국적 원문서비스 체제를 정비하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선진국은 다원화된 연구정보유통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미국을 제외하고 영국, 독일, 일본 그리고 최근에는 중국에 있어서까지 단일화된 종합 과학기술 연구정보유통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자국의 지식정보 인프라기반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선진국의 연구정보 유통구조를 벤치마킹, 전국 대학과 연구소, 기업의 연구정보자원을 모두 통합하고 연구개발정보의 실질적인 공유협력을 구현하는 국가 차원의 단일연구정보망을 구축한다면 국가 연구비용을 줄일 수 있고 연구생산성을 크게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정현태 박사 huntj@kisti.re.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