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난립 시장 한계 도달…생존위한 M&A 추진 봇물
올해 보안업계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인 인수합병의 윤곽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매물은 쌓여 있는데 누구 하나 관심을 갖지 않던 상황과 달리 최근에는 공개적으로 인수합병을 선언하거나 내부적으로 인수합병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업체가 적지 않다.
특히 과거에는 인수합병의 매물로 나온 업체의 대부분이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매각을 추진하던 것과 달리 이제는 보안 업계에서 분야별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업체도 인수합병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인수합병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으며 돌발변수가 나오지 않는 한 상반기 중에 몇 개의 대형 인수합병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사장은 “올해는 보안업계 구조조정의 원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독자 생존이 가능한 몇몇 업체를 제외하고 인수합병의 대열에 끼지 못하는 업체는 자연스럽게 도태되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M&A 게임은 시작됐다=작년 12월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인터컴소프트웨어가 코스닥 등록 보안업체인 넷시큐어테크놀러지를 인수한 이후 보안업계에는 인수합병(M&A)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아직 대외적인 공개는 꺼리고 있지만 코스닥 등록 업체 가운데 회사 매각 의사를 밝힌 업체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올해 방화벽 시장 석권을 선언한 시큐아이닷컴은 자사 기가비트 방화벽의 제품 성능이 외국 제품과 겨뤄도 손색이 없지만 기존 고객과 영업망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대안으로 기존 방화벽 업체의 인수를 조심스레 검토하고 있다. 인수 대상 가운데는 기존 방화벽 업체의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하우리와 지분 관계를 청산한 잉카인터넷은 주력사업인 PC보안에 필요한 백신 솔루션이 필요한 상황이다. 잉카인터넷은 국내 백신 업체와의 협력을 모색함과 동시에 동구권의 백신 업체를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동구권은 백신 기술이 발달해 있는데 동구권 몰락 이후 백신 업체의 인수 가격이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종합보안 업체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는 인포섹도 주력 사업인 보안서비스 분야나 신규 사업으로 삼고 있는 보안솔루션 분야 모두 최적의 업체가 있다면 인수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암호 및 인증 업체인 이니텍이나 PC보안업체인 닉스테크도 경우에 따라서 다른 업체의 인수 의사를 밝히고 있다. 또 외국 보안 업체인 한국네트워크어쏘시에이츠는 최근 국내 보안업체 가운데 인수할 만한 업체를 찾아보라는 지침을 받고 대상 업체의 물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이처럼 보안업계의 인수합병이 급물살을 타는 이유는 시장 규모에 비해 업체 수가 지나치게 많은 과잉 상태가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분야별로 1, 2위를 달리는 업체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은 자칫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이는 경쟁력이 약한 업체는 도태되고 분야별로 대표 주자를 중심으로 다시 뭉쳐야 한다는 의견을 보안 업계의 중론으로 만들고 있다.
또 최근 세계 보안 시장에 불고 있는 인수합병 바람의 영향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만텍, 네트워크어쏘시에이츠, 넷스크린 등 보안 업계의 선두주자들이 잇달아 보안업체를 인수하면서 그 파장이 곧 국내에도 밀어닥칠 것이라는 위기감을 토종 업체가 느끼면서 규모의 경제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김재근 이니텍 사장은 “인수합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은 수익성이나 문화적 차이, 잠재력 등 기업의 모든 조건을 하나로 압축하는 기준”이라며 “많이 현실화되기는 했지만 아직 자사의 가치를 제대로 계량화하지도 못하는 것이 국내 보안 업계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장동준기자djjang@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