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배구조란 말이 요즘 장안에 화제다. 3월 주총을 앞둔 우리기업들이 이 말에 너나 할것 없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분위기다. 황제경영 혹은 1인경영에 익숙한 재벌기업일수록 고민의 강도는 더 한것 같다.
기업지배구조란 말 그대로 기업 내부의 의사를 결정하는 시스템이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이사회와 감사의 역할과 기능, 경영자와 주주간 관계 등을 포함한 기업경영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총체적인 요소를 의미한다
처음엔 국내주식 보유 비중을 높인 외국인들로부터 시작된 지배구조개선의 목소리가 최근엔 시민단체를 앞세운 소액주주들의 메아리가 되어 큰 힘을 얻고 있다.우리나라의 고질병인 고비용 저효율의 구조와 기업의 각종 비윤리적인 문제가 바로 경영층을 건전하게 견제할 만한 기업지배구조가 구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를 보는 기업의 시각은 물론 부정적이다.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 주요 기업 경영진들은 분식회계를 비롯한 각종 기업스캔들로 인해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지나친 통제는 기업의 효율성을 제한한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를 표했다. 동서양을 넘어 경영층의 동병상련을 보는 듯하다.
하지만 세상은 변하는것 같다. 얼마전 SK가 지배구조 개선안을 밝힌데 이어 민영화 2주년을 앞둔 KT도 공동대표 선임안을 주내용으로한 개선안을 마련중이다. 삼성, LG나 포스코 등 주요그룹들도 감사위원회 독립이나 교수위주의 사외이사구성을 탈피를 통한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작업을 서두고 있다.
“투자자들이 경영판단 자체를 간섭하는 것은 문제지만 경영진의 뚜렷한 잘못에 대한 지적과 책임 추궁은 바람직한 것”"이라는 거센 여론을 무조건 등지기도 어려웠던 모양이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은 요즘 유행하는 말처럼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넘어가기 위한 필수적인 산고가 아닌가 싶다.
<김경묵부장 km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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