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진흥원의 태생과 존립근거

 광주와 전주지역 IT·CT산업 육성을 담당하고 있는 진흥원이 직원 및 지자체간 갈등, 원장공백으로 파행운영되고 있다는 본지 기사에 대한 각계의 반응은 다양했다.

 먼저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측은 본부장 직위해제건에 대해 “인사권자의 고유 권한”이라며 “조직쇄신 차원에서 내린 어쩔수 없는 조치”라고 거듭 해명했다.

 지난해부터 원장이 공석인 전주정보영상진흥원은 “유능한 사람을 찾고 있다”면서도 지자체의 간섭에 대해서는 “할말 없다”는 말로 답답한 심경을 내비쳤다. 진흥원 사업이 CT에 편중돼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IT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면서도 “앞으로 지역이 먹고 살아가는 길은 콘텐츠 밖에 없다”며 CT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측은 그러면서도 “이런 문제는 비단 광주와 전주지역만이 아닌데 억울하다(?)”는 말까지 곁들였다. 한 관계자는 “설립된 지 2년도 안된 신생조직에서 안팎의 갈등은 어찌보면 당연한게 아니냐”고 항변했다. 모 지역에서는 원장사퇴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조직의 성장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봐달라고까지 주문하고 있다.

 진흥원의 사정을 십분 이해한다고 해도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을 보면 상황은 다시 심각해진다. 광주의 한 업계 관계자는 “본부장이나 원장이 바뀌는 것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입주공간외에 진흥원에서 얻을 것은 없다고 생각한 지 오래다”는 극단적인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전주 소재 업체 관계자도 “진흥원이 IT·CT산업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지만 업체와의 괴리감은 여전한 것 같다”며 “업체가 성장할 수 있는 방법찾기에 고민해야 할 때”라고 충고했다. 비록 극소수라도 진흥원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이처럼 싸늘하다.

 진흥원이 현재의 사태를 시급히 수습하고 업체와 힘을 합쳐 지역 IT·CT의 꽃을 활짝 피워나가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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