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럼]게임산업의 성공확률

 노대통령이 얼마 전 한 TV대담 프로그램에서 국내게임산업에 해외자본이 밀려 온다며 게임산업의 육성의지를 내비친 이후에 국내 게임개발 업체들은 매우 고무돼 있다. 또 노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소프트엑스포 & 디지털콘텐츠페어 2003 전시회를 방문, 직접 던진 질문에서 의외로 게임용어에 조예가 깊다는 사실만으로도 투자를 고민하는 해외기업에게 믿음을 줄 수 있었다.

 이러한 흐름은 주가에서도 잘 나타난다. 거래소에 상장하거나 코스닥시장에 등록돼 있는 게임업체들의 주가도 투자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벤처캐피털들은 한결같이 21세기 문화 콘텐츠시대에 가장 유망한 분야가 게임산업이라고 분석하고 있으며 펀드매니저 중에는 필자에게 성공가능성이 있는 게임업체를 찾아 달라고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 해외 사업가들도 한국의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업체를 찾고 있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게임관련업체들은 한국 게임업체에 대한 투자에 더 열성적이다.

 미국에서 히트한 게임소프트웨어의 판권을 받아와 국내에서 유통사업을 하는 것이 최고인 줄 알았던 수년 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도 느끼고 자부심도 생긴다. 유치한 놀이산업으로 취급되던 게임이 지금은 첨단 미래산업으로 각광 받고 있다.

 21세기는 기계가 만들어 내는 공장제품이 아니라 정서와 아이디어, 정보, 지식, 기술, 상표, 로고, 특허, 심리상품, 영상제품 등 상징성을 내포한 이미지 상품 등이 주류를 이루면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까닭이다. 이같은 문화요소들을 포함한 게임은 우리에게 가장 경쟁력있는 산업이다. 벤처산업으로 순발력과 국민성, 문화적 특성을 종합해 볼때 IT인프라에 이어 또 한번 세계를 이끌어 나갈 ‘선도산업’임이 분명하다.

 사람들에게 수동적인 즐거움을 주는 것이 영화, 애니메이션, 만화 등의 문화 콘텐츠라면 능동적인 즐거움을 주는 엔터테인먼트는 게임이다. 게임산업은 이제 단순히 상품을 만들어 내는데 그치지 않고 가치관과 의식구조까지 영향을 미치는 문화수출상품으로 등극했다.

 자율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하는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게임이나 오락에 대해 잠재력을 가진 젊은이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개발환경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창의적인 두뇌가 빛을 발하는 사회풍토가 조성돼야 경쟁력있는 게임이 연이어 출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산업을 시시콜콜한 오락산업으로 인식하는 사회인식이 존재한다면 산업성장의 한계는 머지않아 다가온다.

 일본 게임기업의 대명사인 닌텐도는 ‘마리오 게임’으로 화투제조회사에서 엔터테인먼트 대기업으로 성공했다.

 마리오는 배관공이 굴뚝을 타고 청소하는 게임으로, 3D직업인 굴뚝 배관공을 좋은 직업으로 미화시켜 한때는 젊은이들 사이에 선망의 직업으로 인식을 달리 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소니와 닌텐도 등의 회사들은 젊은 게임개발자들의 기획서만 보고 아웃소싱으로 콘텐츠 개발자금을 지원한다. 게임투자 확률상 기대 수익률을 전체적으로 5배로 보기 때문에 분산하여 투자하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한국의 투자가들은 100% 성공 기업만을 기대하기 때문에 안정적 성공확률이 도리어 낮아진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게임 개발업체들의 성공확률은 5%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5%에 불과한 성공률이지만 일단 성공하면 100배의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게임업체는 이 시대 진정한 벤처기업이다. 또 성공한 업체 하나가 수백명, 수천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미래산업이라는 점에서 게임산업이 국가 경쟁력 강화에 가져다 줄 확률은 더욱 높다.

 우리는 일본과 미국에 비해 기술과 자원은 상대적으로 빈약하나 고급두뇌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우수 인재가 성공 가능한 게임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게임개발 업체를 육성, 발굴해야 한다.

 ◆ 최성 남서울대 컴퓨터학과 교수 sstar@n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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