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가치 창조는 기술에 의해 주도됐다. 전세계적으로 창출된 미화 900조(세계 누적 GDP는 약 1900∼2000)달러 규모의 재화 가치 중에서 상당 부분이 새로운 발명품, 즉 전화나 텔레비전·자동차·항공기·컴퓨터 등에서 파생됐다.
최근에는 인터넷이 일등 공신 노릇을 하고 있다. 새로 만들어낸 발명품이 대량 생산되어 소비자의 손에 들어가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전화 사용자가 50만명에 다다를 때까지는 70년이 걸렸으나, PC 사용자가 50만으로 늘어나기까지는 8년, 게다가 인터넷은 불과 4년 만에 동일한 수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이는 기업들이 앞다투어 경쟁을 벌인 탓도 있으며, 한편으로는 관리 기법이 선진화되고 세계화가 급속도로 진행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같은 추세에 힘입어 21세기 현재 시점에서는 지난 세기보다 훨씬 더 큰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수많은 기회를 포착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발전 과정에서 인도는 한국 기업들이 향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어 나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파트너 역할을 감당하기에 적합한 위치에 있다고 본다.
현재 인도 시장에는 해외 선진기업들로부터 자본과 투자가 잇따라 유입되고 있다. 인도 시장에 유입된 FDI(외국인직접투자) 규모는 200억달러에 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인도는 소프트웨어 분야의 판도를 바꿔놓으며 전세계 IT 개발기지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인도의 서비스 역량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인도는 무엇보다 세계의 ‘백오피스(back office)’로 발돋움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또한 인도는 풍부한 인력 자원을 바탕으로 고도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수년 간 중국과 러시아보다 앞서 왔다.
영어 구사가 가능한 수만명의 엔지니어들이 해마다 쏟아져 나오고 있다. IT를 비롯한 약 2000개의 기술계 대학에서 해마다 10만명 이상의 IT전문인력이 배출되고 있다. 서비스 품질대비 가격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처럼 풍부한 기술인력은 많은 다국적기업들이 인도에 IT 위탁을 하도록 끌어들였다. 미국 포천지가 선정한 100대 기업중 23개 기업에서 인도산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소프트웨어 수출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인도는 세계 시장의 65%를 차지하는 ‘아웃소싱 서비스 최적기지’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인도와의 IT부문 협력에서 주목할 만한 인도의 여러 주 중에서 안드라 프라데시(AP) 주를 꼽고 싶다. AP 주는 다양한 분야에서 선도적 지위를 점유하고 있으며, 국내 IT 연구개발 및 IT 서비스 산업을 이끌어나갈 선두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같은 배경은 AP 주가 낮은 물가와 수많은 엔지니어링 전문가, IT 분야의 수많은 졸업생, 물리적 IT 인프라 및 기타 인프라로 구현되는 훌륭한 비즈니스 환경(에코시스템)을 완비한 데다가 무엇보다 전향적이며 분명한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십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AP 주는 제조 분야에서도 이와 같은 잠재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도전은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발전이 물리적 발전과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발전 속도와 보조를 같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려면 더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며, 인력을 구하기 위해서 대도시를 넘어 중소 도시까지 찾아 나서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인도는 분명 한국 기업들에게 훌륭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본다.
◆ 라마링가 라주 인도 새티암 컴퓨터서비스 회장 raju@saty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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