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미국 IT수출 호기 살리자

 과거 2년간 극심한 불황으로 고전했던 미국경제가 각종 지표에서 되살아 나고 있다. 미국은 한반도 면적의 42배, 인구 2억 9000만명, 1인당 GDP가 3만5826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시장이자, 한국의 교역 및 투자유치 핵심 대상국이며 한국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경제파트너다.

 IDC에 따르면 작년 미국 IT시장은 전세계 IT시장의 42.9%를 차지한 373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거의 전세계 IT시장의 반을 차지하는 이 시장에 대한 진출은 한국 IT기업이 세계적인 IT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필수적인 코스인 것이다.

 최근 미국 IT시장의 주요 특징을 몇 가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무선인터넷 핫스팟(hotspot)의 활발한 보급이다. 2003년 이미 스타벅스, 맥도날드, 데니스 등 패스트푸드점의 핫스팟 설치 및 보급으로 많은 사람들이 무선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3년 와이파이(WiFi)와 인터넷전화 시장이 급부상하였고 무선랜, 무선라우터 등 각종 무선제품 업체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무선 PC의 신규주문도 꾸준히 늘고 있다.

 둘째, 초고속인터넷의 활성화 노력이다. 미국 브로드밴드 서비스보급률은 인구 100명당 3.2명으로 1위를 기록한 인구 100명당 13.9명인 한국에 비해 많이 뒤지고 있고, 미국 정부에서도 초고속인터넷의 중요성을 인식해 통신기업의 활발한 투자를 유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초고속인터넷 투자를 촉진하려는 의도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분류를 통신서비스에서 정보서비스로 변경했다. 즉, 정보서비스로 서비스분류가 변경됨으로서 통신회사는 자신의 네트워크를 여타 경쟁사업자에게 공개할 필요가 사라지게 되었고 이는 초고속인터넷에 대한 업체들의 투자증가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

 셋째, 미국 공공IT시장의 중요성이다. 미국 연방정부의 IT서비스 시장규모는 약 4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 규모는 미국 IT시장규모의 10%이상 되는 큰 규모이다. 여러 가지 서비스 중 특히 통합세금시스템, 금융관리시스템 등에 많은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는 한국 IT산업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미 타임지, 월스트리트저널 등과 같은 미국 유력 언론에서는 한국 인터넷산업과 IT장비의 우수성에 대해서 보도했다. 이 같은 한국 IT기업의 높은 경쟁력과 올해 미국 IT시장의 회복세를 고려, 한국 IT기업의 미국시장 진출전략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2004년에도 2003년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무선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라 무선인터넷, 무선PC, 무선네트워킹 장비, RFID 등의 관련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기회를 잘 살려, 한국 모바일 관련 기업들은 확대 팽창기의 미국 무선시장에 적극적으로 노크할 필요가 있다.

 둘째, 미국정부 및 FCC의 초고속인터넷 활성화 정책과 한국 초고속인터넷 운용 경험 및 기술력을 활용해 미국 초고속인터넷 장비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필요하다.

 셋째, 미국 공공IT서비스분야의 진출이다. 이미 주지하다시피 서울시 전자정부시스템이 UN선정 세계 100대 도시 전자정부평가에서 1위에 랭크되었다. 관련 대기업, 중소기업, 정부 및 기관이 콘소시엄을 결성해 우수한 한국전자정부 및 보안 관련 솔루션을 미국시장에 프로모션 할 필요가 있다.

 미국 시장은 가장 큰 시장임과 동시에 가장 진출이 힘든 고급 시장이다. 또한 한국기업과 가장 경쟁적인 미국기업들이 실리콘밸리에 포진하고 있어 상호경쟁과 윈윈 전략도 필요하다. 미국 IT시장규모, IT경기 회복, 모바일 산업 팽창, 한국 IT기업의 경쟁력 등을 고려할 때 미국진출은 필수적인 시장공략이고, 지금이 미국진출의 가장 적기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 기회를 잘 살려 갑신년 새해에는 자유의 여신상에 한국 IT 횃불을 환히 밝히는 해가 돼야겠다.

◆조성갑 한국정보통신수출진흥센터 원장 skcho@icakorea.or.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