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에 ‘디지털화’ 물결이 거세다. 첨단 설비와 자동화 장비가 속속 도입되는가 하면 무인화를 목표로 한 셀프 시스템 개발도 활발하다. 서비스 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에는 IT기반 프랜차이즈 모델이 유망 서비스 업종의 하나로 부상 중이다.
실제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은 IMF 외환위기가 시작된 지난 97년 이후 매년 10%씩 성장해 지금은 전체 소매 유통 시장의 1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프랜차이즈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유통 분야 지식 기반형 벤처 업종으로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 방안을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런 분위기와 맞물려 그동안 기술 집약적 특성으로 프랜차이즈 방식 비즈니스 모델이 어려울 것으로 여겨 왔던 IT분야에서도 프랜차이즈 시스템 도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우선 몇 해 전부터 컴퓨터와 노트북 사후관리(AS)나 주변기기· 소모품 유통 분야에서 중앙 집중 방식으로 전국 인프라를 갖춘 ‘AS 프랜차이즈’ 방식의 사업 모델이 각광을 받고 있다. 또 교육· 법률·금융 정보 등 양질의 우수 콘텐츠를 유료 사이트에 제공해 수익을 배분하는 ‘인터넷 프랜차이즈’ 사업도 등장했다.
인터넷 프랜차이즈는 콘텐츠 생산자가 여러 아이템 중 하나의 콘텐츠에 집중하고 중간 유통 단계를 거쳐 다수의 사용자에게 무한 공급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또 단일 유통 경로가 갖는 위험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점을 무기로 빠르게 브랜드를 알려 나가고 있다. IT전문 교육 기관들도 전국 규모 ‘IT교육 프랜차이즈’ 사업을 진행중이다.
최근에는 모바일 인터넷 중계기를 통해 인터넷은 물론 게임·할인쿠폰·복권구매 등 특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모바일 프랜차이즈’와 웹디자이너·웹마스터·소규모 웹 에이전시를 대상으로 하는 ‘웹 창업 프랜차이즈 모델’도 선보였다.
IT분야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일반 소비 제품의 유통과 달리 유·무형의 매장 없이도 가상 공간에서 지식 기반의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트렌드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시작 단계이며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몇가지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외식업이나 제조업과 달리 아무리 독창적인 콘텐츠나 노하우가 있어도 IT분야는 기술과 시장의 변화가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만큼 소비자의 요구와 관심을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때문에 다른 업종보다도 아이템 선정이나 사업 시점을 심사숙고 할 필요가 있으며 전문가를 통한 시장 조사와 현실성 있는 계획 수립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그동안 프랜차이즈 발전 과정을 보면 단기간에 고수익을 내겠다는 근시안적 사고에 집착해 처음부터 유통망 확장에만 열을 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IT분야는 기술·시장·비즈니스 모델이 매우 복잡하므로 프랜차이즈 가맹을 통해 소자본 창업을 고려할 때는 비즈니스 모델의 현실성과 본사의 사업 신뢰도 등을 주도 면밀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대표적 소자본 창업 업종인 프랜차이즈는 어느 업종보다도 고용 효과가 높다. 특히 우수한 IT인프라를 활용하는 IT 프랜차이즈는 유관 산업에 끼치는 파급 효과가 크다. 보다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과 배려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경제 활성화와 고용 안정에 도움이 되는 건전한 프랜차이즈 모델에 대해 벤처 기업 지정, 소상공인 창업자금 지원 확대와 같은 구체적인 지원 정책이 나와야 한다. 여기에 소자본 창업에 관심이 있는 대졸 실업자·실직자·전업 주부 등 예비 창업자를 IT 프랜차이즈 산업의 인프라로 양성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연수 시스템 등 산업계의 노력이 뒤따를 때 비로소 하나의 새로운 수종 사업으로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박준혁 PC구조대 사장 ceo@8282p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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