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8 개각 배경…"코드인사에서 국정수행 우선"

 28일 단행된 개각에서 과기부는 오 명 신임 장관이 건교부·정통부 등 여러 부처 장관을 역임하며 탁월한 전문성과 행정력을 겸비한 ‘검증받은 장관’이란 점에서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차세대 성장동력 프로젝트, 이공계 살리기, 과학기술중심사회 구축, 지방 과학기술 육성, 동북아 R&D허브 구축 등 과학기술 분야에 난제가 산적한 만큼 내심 신임 오 장관의 ‘정치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과기계 반응도 대체로 무난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오 장관이 내부화합을 중요시하는 인물로 알려져 최근 제각각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과기계 여론을 적절히 수렴, 슬기롭게 풀어나갈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대덕연구단지 기관장협의회 손재익 회장(에너지기술연구원장)은 “다양한 산학연 경력의 소유자로서 중량감이 높아 정치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과기부가 정부의 과학기술중심사회 구축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하는 등 향후 위상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덕 과학재단 이사장은 “원래 과학기술 분야 전공자로 이 혼란한 시기에 과기계를 이끌어갈 적임자로 본다”며 과학기술인의 사기 진작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연석 항공우주연구원 원장도 “오 장관은 상대방의 이야기에 성실히 귀를 기울여주는 화합형 인물이어서 과기계 현안 해결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과학기술계 일각에서는 특히 이번 오 장관의 기용에 대해 향후 정부조직 개편시 R&D부문을 통합한 이른바 ‘기술부총리’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겠냐는 견해까지 나오고 있다.

 건설교통부도 신임 강동석 장관의 업무 추진력이 높이 평가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내년 4월 고속철도 개통을 앞두고 있고 참여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중인 행정수도 이전 등도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건교부의 한 고위직원은 “신임 장관은 돌파력이 뛰어난 인물”이라면서 내년에는고속철도 개통뿐만 아니라 국토의 균형발전이나 신행정수도 건설 등 국가적 관심이 집중된 굵직굵직한 현안이 많기 때문에 이번 개각에서도 이런 부분이 감안됐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획예산처는 김병일 금융통화위원의 장관 내정이 다소 의외지만 오랜 업무경험으로 원만하게 부처를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김병일 신임장관이 행시 10회로 박봉흠 장관(13회)보다 행시 기수가 높아 후임자로 크게 거론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기획예산처에서 오랫동안 재임했고 조달청장, 금융통화위원으로 재임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 훌륭하게 업무를 처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박봉흠 기획예산처 장관이 청와대 정책실장에 내정됨에 따라 경제팀이 김진표 부총리와 박실장의 ‘투톱’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정책실의 경우는 최근 청와대 조직 개편으로 내부 체제에 다소 변화가 있었지만 정책기획과 산업정책 등을 주요 업무로 다루도록 돼 있어 경제전문가인 박 실장은 아무래도 경제쪽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 신임장관·실장 프로필

 <오명 과학기술부 장관>

 △서울(63) △육사, 서울대 공대, 뉴욕주립대 올바니교대학원 석·박사 △육사 부교수 △체신부 장관 △교통부 장관 △건교부 장관 △대통령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대전EXPO조직위원회 위원장 △데이콤 이사장 △동아일보 사장 △국립암센터 이사장 △아주대 총장

 <강동석 건설교통부장관>

 △전북 전주(65) △전주고 △경희대 법대 △교통부 관광국장 △교통부 육운국장 △교통부 기획관리실장 △민정당 전문위원 △해운항만청장 △교통안전진흥공단 이사장 △수도권신공항건설공단 이사장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한국전력공사 사장

 <김병일 기획예산처 장관>

 △경북 상주 △경제기획원 법무담당관 △경제기획원 예산총괄과장 △경제기획원 공보관 △재정경제원 관리관(국회파견) △5대 통계청 청장 △18대 조달청 청장 △2대 기획예산처 차관

 <박봉흠 청와대 정책실장>

 △경남 밀양(55) △경남고, 서울대 상대, 미 듀크대 대학원 △경제기획원 물가총괄과장 △재정경제원 경제개발예산심의관 △예산청 예산총괄국장 △국회 예산결산특위 수석전문위원 △기획예산처 예산실장 기획관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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