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앞으로 자기자본의 10% 이상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하려는 상장·등록법인은 CP발행에 관한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한다.
기업어음은 지난 81년 기업의 단기자금 조달을 쉽게 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기업과 투자자 사이의 자금 수급관계 등을 고려해 금리를 자율 결정할 수 있어 많은 기업들이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CP발행정보가 시장에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각종 부작용이 발생해왔다. CP가 기업의 단기자금 조달 수단으로서 연간 40조원의 순발행 규모를 기록하고 있지만 관련정보에 대해서는 공시 등의 규제장치가 없어 CP남발에 따른 시장교란이나 투자자 피해가 빈번했다.
금감원은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발행공시 규정을 개정, 상장·등록법인이 CP를 발행하거나 상환할 경우 수시공시 의무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은행, 증권, 종금사의 CP 발행정보를 집중시키는 전산시스템이 구축된다. CP가 대부분 증권, 종금, 은행 등을 통해 발행되므로 3개권역의 CP 매입·중개정보를 은행연합회에 집중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시장정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발행기관, 업종·계열명, 발행일 및 만기일, 발행금액, 할인율 등의 CP관련 정보가 집중되면 투자자의 경우 CP발행정보를 투자판단의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금융사는 이를 통해 신용공여 여부를 판단하고 해당기업이나 계열의 유동성 위기에 적절히 대응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이번 시스템 도입을 통해 업체별·계열별·산업별로 CP발행 특성을 분석, 카드사 옵션CP 등의 경우에서처럼 과도한 CP발행이나 비정상적 자금조달 패턴을 보이는 기업이나 계열은 사전에 조치를 취해 문제의 소지를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바야흐로 IT가 금융산업 전반으로 속속 파고 들어 투명성 제고에 큰 몫을 담당해가고 있는 것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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