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살 것이 많다. 선물할 곳도 많고 그동안 벼르던 고가의 디지털 제품 구입을 연말 보너스로 저질러 보는 재미도 있다. 디지털 카메라나 캠코더 같은 제품은 고가이다 보니 충분한 시장조사 후에 구입하는 소비자가 많다. 하지만 소비자가 아마추어라면 판매자는 대부분 프로이다보니 거래과정에서 번번히 판매원에게 당하는(?) 것도 다반사다.
쇼호스트가 직업인 필자 역시 쇼핑을 통해 상품 정보를 입수한다. 그러다 보니 쇼핑을 즐기고 또 바가지도 많이 당해봤다. 그간 쌓아온 쇼핑 노하우 중 오늘은 바가지 안쓰는 방법을 한가지 얘기해보고자 한다.
‘사고 싶은 모델이 있으면 그 모델을 반드시 사라!’ 예를 들어 A모델 카메라를 사러 갔다고 치자.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여러 가게를 돌며 가격을 물어본다. 대부분 비슷하다. 그런데 간혹 터무니 없이 싼 가격을 부르는 곳이 있다. ‘야! 이 가게 정말 싸구나’하는 생각에 안으로 들어 간다. 이 순간 소비자는 덫에 걸리게 된다. 점원의 현란한 상술에 정신이 멍해진다. “지금 창고로 사람을 보냈습니다. 기다리면서 다른 상품도 구경하세요... 그런데 A모델은 다 좋은데... 이런 점이 아쉬워요. 어쩌구 저쩌구... 반품도 많이 들어옵니다. 그래서 요즘은 B모델이 더 잘 나갑니다.” 근거 없는 얘기로 A모델을 깎아 내리고 B모델을 팔려고 한다. 어느 순간 책상 위에는 많은 카메라가 널려 있고 점원의 착하고 친절한 미소에 당초 구매 계획은 사라진다. 때는 이미 늦었다. 여기에 커피라도 한잔 얻어 먹으면 더더욱 자리를 박차고 나올 수 없는 상황이 돼버린다. A모델을 사고 싶은 마음은 사라진 상태다. 정신차릴 새도 없이 결국 손에는 결코 싸지 않은 가격의 B모델 카메라가 들려 있다. (십중팔구는 바가지다) 비싼 가격이라고 느끼지 못했지만 나중에 집에 돌아와 후회하게 된다.
카메라를 예로 들었지만 가격표시제가 실시되지 않는 곳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상황이다. 홍콩 출장 중에도 이런 상인을 보았으니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바가지 수법인 것 같다.
이런 바가지 상술을 없애려면 적정한 수익을 인정해 주는 소비자의 마음도 중요하다. 지나치게 싸게 사려다 오히려 바가지를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눈 앞에서는 값을 깎아 샀을지 몰라도 상인은 그걸 대비해 먼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다. 결국 정직한 상인과 소비자만 손해보는 결과다.
쇼핑은 즐거운 일이다. 돈도 쓰기 위해서 버는 것 아닌가. 돈 쓴 후 후회하거나 괴로워해서는 안된다. 계획대로 사려고 했던 상품을 사고, 무조건 싼 가격만 찾는 경향에서 벗어나는 것. 신소비문화를 위한 출발점이 아닌가 싶다.
<김효석 CJ홈쇼핑 쇼호스트 홈페이지 http://www.loveshowho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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