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TV홈쇼핑업계 최고 히트 상품은 무엇일까? 언뜻 상품 단가가 큰 이민 상품이나 가전·컴퓨터 제품을 떠올리기 쉽다. 실제 LG홈쇼핑에서는 ‘HP컴퓨터’를 398억7000만원을 팔아 최고를 기록했다. 사회적 파문을 부른 현대홈쇼핑의 ‘캐나다 이민 상품’도 700억원이 팔려 히트 상품 대열에 명함을 내밀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많이 팔린 상품이 있다. 바로 저가를 앞세운 코리아홈쇼핑의 ‘잭필드’ 의류이다. 올해만 무려 1400억원 어치가 팔렸다.
잭필드 브랜드를 탄생시킨 박인규 사장(44)은 ‘가격 파괴 마케팅’으로 홈쇼핑 업계에 돌풍을 일으킨 주역이다. 지난 2000년 코리아홈쇼핑 설립 후 지난해 매출 800억원에 이어 올해는 벌써 1600억원을 돌파했다.
“LG홈쇼핑· CJ홈쇼핑 등과 달리 케이블 채널의 광고 타임을 활용한 ‘인포머셜 홈쇼핑’으로 이룬 성과여서 더욱 값지다고 생각합니다.”
박 사장은 삼성물산 해외사업부를 거쳐 지난 94년 의류 제조업체 우영패밀리에 이어 코리아홈쇼핑 설립까지 의류분야 한 우물만 고집했다. 하지만 유통 채널 만은 연연하지 않았다. 일반매장을 고집하지 않고 발빠르게 TV홈쇼핑이나 인터넷에 뛰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홈쇼핑 사업을 시작할 때 주변의 반대도 많았습니다. 5대 정규 채널도 시장 포화 상황에서 과연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불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격과 서비스만 뒷받침되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를 위해 그는 당시 감히 엄두도 못내는 ‘파격 가격제’와 ‘후불제’를 전격 도입했다. 중국에 공장을 설립해 유통 구조를 단순화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또 소비자가 물건을 받아 보고 입어본 후 대금을 지불하도록 해 신뢰를 주었다. 박인규 사장은 “확실한 브랜드 컨셉트로 아울렛, 오프라인 매장, 케이블과 위성, 인터넷 등 모든 고객 접점을 아우르는 ‘종합 채널 유통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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