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기술력을 갖고도 항상 시장 변화에 뒤처지는 보수적 기업구조 때문에 아까운 성장기회를 놓쳤던 모토로라가 과연 에드 잰더의 지휘 하에 다시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모토로라의 새 사령탑 에드 잰더 사장(56)에게 세계 IT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모토로라는 지난 3년간 60억달러의 적자와 직원 5만명 해고 등의 경영난을 겪은 만큼 선에 재직하면서 보여준 탁월한 경영수완과 추진력으로 소문난 그에게 거는 시장의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다.
잰더 사장은 17일 C넷과 인터뷰를 통해 “모토로라가 직면한 최대 과제는 어떤 산업분야를 대표하는 일류 브랜드로 탈바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은 휴대폰은 노키아, 통신장비는 시스코를 떠올린다. 하지만 모토로라는 선뜻 연상되는 물건이 없다”며 현 모토로라의 조직을 보다 목표지향적이며 의사결정이 빠른 체제로 바꿀 계획임을 시사했다. 이같은 전략적 판단은 그가 지난 95년 선마이크로시스템의 주력 사업군을 SW 판매와 서비스가 아니라 인터넷 컴퓨팅으로 바꿔 세계적인 IT기업으로 끌어올린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모토로라의 직원들은 지금 신임사장이 여러 사업부중 어느 부문에 우선순위를 둘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 잰더 사장은 당분간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해 보고 신중하게 핵심 사업을 결정할 것이라며 판단을 유보하면서도 반도체 사업의 분사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토로라는 반도체시장의 상승국면이 끝날 즈음에 팹 신설에 들어가는가 하면 3세대 휴대폰을 제때 납품하지 못하는 등 이름 값에 걸맞지 않은 실수로 시장의 불신을 사왔다. 그러나 잰더 사장은 연 35억달러의 R&D 투자와 탄탄한 기술력, 세계 어디서도 통하는 글로벌 브랜드의 강점을 십분 활용해 반드시 모토로라의 영광을 되살리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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