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에너지의 새혁명 `연료감응 태양전지`

나노기술 이용 전기변환 단가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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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TRI가 개발한 염료감응 투명태양전지 창은 가시광선을 투과 시킬 수 있어건물의 유리창이나 자동차 유리에 그대로 붙여 사용 가능하다.

 태양 빛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태양전지 기술이 차세대 에너지 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태양 전지는 지구 전체의 1000분의 1만 채워도 인류가 사용하는 에너지원의 전부를 공급하고도 남는다. 무한한 태양 빛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기술의 상용화가 일상 생활 문턱까지 다가왔다.

 지구표면에 도달하는 연간 태양에너지의 총량을 킬로와트시로 환산하면 7.95×10의 17승 kWh. 이는 전세계가 연간 소비하는 에너지 총량의 1만배다. 10%의 에너지 변환 효율을 갖는 태양전지로 지구 전체의 0.1% 만 채워도 인류가 사용하는 에너지원 전부를 공급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상상속에서만 가능했던 태양광 자동차나 태양열 주택 및 빌딩 등의 에너지 보급이 태양 전지 기술에 의해 구현될 수도 있고, 일부에서는 상용화의 길로 접어 들었다.

 지난 1839년 프랑스의 물리학자 베크렐이 처음 금속 전극과 전해질로 구성된 셀이 빛에 노출되면 전류가 발생한다는 광기전 효과를 발견한 이후 실용화 문턱까지 장장 164년이 걸렸다.

 태양전지라는 개념은 지난 1954년 AT&T 벨연구소의 채핀과 풀러, 피어슨에 의해 실리콘을 이용한 기술이 처음 빛을 봤지만 본격 거론되기 시작한 시점은 70년대 오일쇼크를 거치면서. 이때부터 대체 에너지로서 연구가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그러나 우리가 상상하는 태양열로 자동차를 움직이고, 가전제품에 전기를 공급하는 등 일상생활속에서의 에너지원으로 활용되지는 못했다. 에너지 변환 효율은 좋을지라도 생산단가가 일반 전기요금보다 많게는 10배 이상 비싸 보급이 어려웠던 것.

 판도변화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91년 스위스연방기술원(EPFL)의 마이클 그랏젤 화학과 교수가 값싼 유기염료를 이용하면서도 나노기술을 이용, 기존의 실리콘 전지에 버금가는 에너지 효율을 갖는 염료감응 전지 제작기술을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발표하면서부터다.

 국내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처음으로 10∼20㎚크기의 산화물 표면에 유기염료를 흡착해 수십㎛ 필름을 만들고 전극화하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을 개발한 박남규 박사는 “염료감응 테양전지의 경우 가시광선을 투과시킬 수 있어 건물의 유리창이나 자동차 유리에 그대로 붙여 사용 가능하다”며 “상용화로 접어 든 것으로 봐도 된다”고 설명한다.

 실제 일본은 도요타, 히다치막셀, 산요 등 50여개의 기업이 염료감응 태양전지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국립신재생에너지연구소(NREL) 등지에서 기초에서부터 응용까지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호주의 STI, 스위스 솔라로닉스 등 기업에서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 ETRI를 방문한 그랏젤 교수는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심지어 부엌에서도 손쉽게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공정이 간단하다”고 강조하며 “염료감응 태양전지가 전세계의 빌딩 유리창을 장악하는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