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제일모직, 전자재료시장서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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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과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이면서도 그동안 한번도 경쟁을 벌이지 않았던 LG화학과 제일모직이 전자재료사업분야에서 격돌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 화학회사인 LG화학과 섬유업체인 제일모직은 삼성과 LG그룹의 모태이면서도 서로 노는 물이 달라 한번도 맞부딪힌 적이 없었다. 그러다 양사가 최근 신사업 개척에 나서면서 전기·전자부품, 자동차부품, 산업자재에 쓰이는 엔지어링프라스틱에서 부분적이나마 경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양사는 올들어 반도체 및 LCD용 정보전자소재(전자재료) 사업에 역량을 집중, 정면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양사는 컬러레지스트를 공히 주력 아이템으로 선정, 각각 LG필립스LCD 와 삼성전자 에 공급하며 치열한 선두경쟁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어 LG화학이 관계사인 LG MMA(대표 구자섭)를 통해 LCD 도광판 소재인 PMMA (polymethylmeth acrylate)를 올 초에 국산화하고 시장을 선점하자 제일모직도 참여를 선언하고 현재 증설 작업이 한창이다.

 두 회사간 충돌이 잦아지면서 자존심 싸움도 불거지고 있다.

 LG화학이 최근 모니터 및 각종 OA제품에 쓰이는 난연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사업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하자 제일모직 이에 발끈하고 있다.

 난연 ABS는 그동안 제일모직이 국내 시장점유율 1위(29%)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LG화학이 ABS와 카세트테이프, 의료기구 및 계산기용 소재인 PS를 합쳐 1위를 차지했다고 최근 보고서를 통해 공개했다.

 이에 제일모직의 한 관계자는 “LG화학이 케미컬 사업 규모에서는 훨씬 크지만 삼성전자에 대량 납품하고 있는 특수수지에서는 제일모직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불쾌해했다.

 양 사의 이 같은 경쟁에 대해 국내 전자재료 업계 한 관계자는 “두 회사의 주력 제품은 모두 삼성, LG그룹의 전자 계열사에 주로 납품하고 있어 직접적인 격돌의 계기는 없었지만 LCD용 핵심소재의 경우는 내수 및 수출에서 아이템이 겹치는 분야가 점점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선의의 경쟁을 한다면 서로의 경쟁력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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