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벤처 고급인력 `태부족`

지자체 IT·BT·CT사업 육성 차질

 최근들어 각 지자체들이 지역내 첨단 IT기업의 육성시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으나 이들 기업의 고급연구 및 핵심 엔지니어 인력부족현상이 생각보다 심각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이같은 인력난은 전국토 균형발전을 내세우며 지자체들이 육성하고 있는 IT·BT·CT관련 사업 육성의 차질은 물론 외국 첨단산업 유치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현황=평판디스플레이용 글라스 연마 전문기업인 대구지역 신안S&P는 내년 6월부터 시작하는 신사업 유기EL용 산화주석인듐(ITO) 코팅 사업에 투입할 고급 엔지니어를 충원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차량용 LCD모니터 모듈의 수출및 내수 증가로 LCD TV 공급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대경인터컴도 이와 사정이 비슷하다. 대덕밸리 3D입체음향 전문기업인 이머시스는 최근 대기업과 대량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나 디지털신호처리(DSP) 및 윈도 응용프로그램 인력을 못 구해 발을 구르고 있다. 광주의 태양광 발전시스템 전문 제조기업인 엘시스텍도 최근 기획 및 해외마케팅 분야의 고급인력을 채용하고 싶어도 마땅한 인재를 못 찾고 있으며 광통신 부품 개발업체 우리로광통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얼마나 모자라나=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전국적으로 대전 대덕밸리와 광주 광산업단지, 부산 센텀시티 등 첨단기업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확보해야 할 고급연구개발인력을 적게는 5000명에서 많게는 1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대덕밸리를 비롯한 대전·충남 지역의 IT·BT관련 590여개 벤처 가운데 대덕밸리벤처연합회 소속 회원사의 70%에 달하는 240여개사가 약 500여명의 연구·마케팅 개발력 부족을 예상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디스플레이 집적단지인 구미공단과 반도체 부품소재단지인 성서산업단지 등은 부족인력이 1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산지역의 경우는 전문인력들이 다른 어느 지역보다 강한 ‘서울지향성’을 보이고 있어 이 지역의 400여개 IT벤처들이 인력수급에 애로를 겪고 있다.

 광주지역에서는 광산업 업체 밀집지역인 광주첨단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약 200∼300명의 인력부족이 예상된다.

 ◇대책없나=지역 벤처기업이 수도권 진출이나 조건이 좋은 기업으로 이직하기 위한 경력 코스로 활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급인력의 ‘엑소더스’를 막을 만한 뾰족한 대책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이상협 신안S&P 이사는 “지방에서 배출된 고급 인력의 탈지방화 현상이 인력난을 부추기는 최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대덕밸리벤처연합회 이인구 사무국장은 “벤처보다 안정성 있는 대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은데다 이공계 진출 기피 현상까지 겹쳐 영세 벤처기업들의 인력 보완은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봉진 한국창업보육센터협회 회장은 “창업보육센터협회나 벤처지원기관이 협력해 고급기술인력에 대한 인증교육을 실시해 이를 기업체에 연결해 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국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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