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없어서 못판다"

“휴대폰장사,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연말 쇼핑철을 맞아 유럽, 아시아, 북미 등에서 예상치를 훨씬 초과하는 휴대폰 수요가 몰려들면서 휴대폰 제조업계가 물량 맞추기에 비상이 걸렸다.

 C넷을 비롯한 주요 외신은 최근 성탄절과 연말을 앞두고 카메라, 컬러화면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고급 휴대폰 수요가 폭증하면서 휴대폰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 할 정도로 어려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00년을 전후해 엄청나게 보급된 흑백 휴대폰단말기의 교체시기가 도래한데다 최근 다양한 기능에 저렴한 카메라폰이 대거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휴대폰 양산에 필수적인 플래시메모리, 컬러액정 등 부품재고도 동이 나면서 덩치 큰 메이저 회사조차 납기를 제대로 맞출 수 없는 상황을 맞아 사상 유래없는 휴대폰 품귀현상이 발생했다.

 유럽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삼성전자 E700, 모토로라 V, 소니에릭슨 T610 등 최신 카메라폰 기종은 수요에 비해 공급물량이 턱없이 모자라 주문을 해도 한두달씩 기다려야 하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독일, 영국의 일부 휴대폰 유통업체들은 몰려드는 고객주문량을 채우기 위해 재고로 남은 구형 흑백 휴대폰까지 말끔히 처분하며 성탄절 대목을 누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초 “올해 세계 휴대폰 수요를 전년대비 15% 증가한 4억9200만대로 추정했으나 예상치 못한 연말특수로 실제 판매량은 5억대를 쉽게 돌파할 것”이라며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

 반면 휴대폰 제조업체들도 꽉 막힌 부품수급 문제로 쏟아지는 주문을 소화하지 못해 애태우고 있다. 세계 2위의 휴대폰 제조업체 모토로라조차도 부품수급에 차질을 빚어 소비자들이 원하는 최신 카메라폰 인도가 지연되는 상황이다. 미국은행 CSFB의 한 애널리스트는 “요즘처럼 부품공급이 어려운 시기에는 휴대폰 생산부문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일어난다”며 세계시장 40%를 점유한 노키아가 주요 부품수급을 선점해 가장 유리한 위치에 올라설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작금의 휴대폰 공급부족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충분한 단말기 물량을 확보한 일부 대형 휴대폰 판매상들에게 이번 성탄절은 정말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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