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칩 표준화 문제 외 대부분 내용 합의
우리은행과 SK텔레콤이 모바일뱅킹 사업제휴에 전격 합의했다.
4일 우리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말 SK텔레콤과 모바일뱅킹 공동서비스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며 “그동안 기존 서비스 보장 등을 요구해 온 SK텔레콤이 우리은행의 주장을 수용해 타결짓게 됐다”고 밝혔다.
우리은행과 SK텔레콤은 조만간 본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 내년 1분기중에 모바일뱅킹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지난 2일 김승유 하나은행장이 우리은행을 포함한 5개 은행이 공동으로 SK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SK텔레콤측과 협력하더라도 타 은행과 별개로 독자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며 타 은행도 같은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교환한 MOU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관련업계는 LG텔레콤의 ‘뱅크온’서비스의 확산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상황이 급박해진 SK텔레콤이 우리은행의 요구를 그대로 인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제공해온 ‘모네타’서비스의 경우 메인화면에서 하위메뉴로 바꾸고 모네타 캐쉬서비스는 인정하돼 수수료의 90%를 우리은행에 지급키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IC칩도 은행이 발급하고 소유하는 것으로 교통정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뱅킹서비스 브랜드는 우리은행이 제안한 ‘우리M뱅크’ 또는 ‘M뱅크’ 중 하나로 정해질 예정이다. 또 고객 이용방법은 휴대폰 핫키를 누르면 곧바로 우리은행 모바일뱅킹서비스로 접속되는 방식이 채택됐다. 그러나 휴대폰에 장착되는 IC칩의 경우 모네타 규격을 따를지 아니면 독자적인 표준을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하나은행도 조만간 SK텔레콤과 모바일뱅킹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IC칩 표준문제를 제외한 대부분의 내용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졌다”며 “IC칩 표준문제를 조속히 마무리짓고 될수록이면 빨리 본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현재 LG텔레콤과 ‘뱅크온’서비스를 제휴한 국민은행(KTF와도 제휴 추진중)·제일은행 진영과 SK텔레콤과 제휴하게될 우리은행·하나은행 진영간의 세대결이 볼만하게 됐다.
나머지 신한·농협·조흥은행 등도 곧 제휴 이통사를 확정하고 서비스에 들어갈 방침이어서 내년부터 가입자 확보를 위한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