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단지의 최대 대박신화로는 단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기술이 꼽힌다.
지금까지 미국의 퀄컴사로부터 기술료 분배금만 해도 1억달러 이상 받았고, 오는 2008년까지 추가로 1억달러를 더 받게 되어 있다. CDMA기술 개발에 781억원이 투입됐지만 시장유발 효과로는 투자액의 657배인 51조3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전세계 이동통신 이용자의 13.6%인 1억 2816만명이 쓰고 있는 CDMA방식이야말로 ‘국운을 건 모험’이라는 평가까지 내려졌을 정도로 기술 개발에 우여곡절도 많았다고 당시 개발에 참여했던 연구원들은 입을 모은다.
처음 CDMA연구개발을 시작했던 이혁재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 연구기획처장은 “80년대 말 당시만해도 무선통신과 관련한 보안이나 관리는 이루어져 왔으나 기술개발 자체는 금기시되던 시절”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기술축적도 전혀 이루어진 것이 없어 초기 2년간은 공부와 연구를 병행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우리보다 앞서 있었던 미국이 당시 10년간이나 디지털 이동통신을 준비해 왔지만 상용화하지 못했던 분야라는 것과 아날로그 시스템 기술이 사장되는 것을 우려하는 업체들의 반대가 기술개발을 힘들게 했다”며 “일단 정책이 결정된 뒤부터는 정부의 전폭적인 예산지원으로 일사천리로 연구가 진행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CDMA의 개발에는 전전자교환기(TDX)라는 세계적인 원천기술 개발 경험이 축적되어 있었기에 가능했다. 처음 ETRI가 TDX 기술 개발에 나설 당시인 77년도 만해도 특정분야에 240억원이라는 연구개발비를 투입한다는 것은 엄청난 사건이었다.
당시 분위기는 연구원들이 ‘신명을 바쳐 전자교환기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실패하면 어떠한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비장한 각서에 연기명 날인을 하고 개발에 임했다는 사실만 보아도 이해가 간다.
이렇게 탄생한 CDMA는 퀄컴사로부터 기술료 분배금과 관련한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기술료 분배금을 재논의하자는 퀄컴을 상대로 98년 당시 정선종 전ETRI 원장은 소송을 제기했고, 급기야 승소하기에 이르게 된다.
정선종 전원장은 “원천 특허가 퀄컴 소유인데다 국내업체들이 퀄컴의 모뎀칩을 가져다 기기를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소송을 한다는 것 자체가 계란으로 바위치기격이 아니냐고들 평가했다”면서 “당시 소송제기는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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