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시장의 지배적사업자인 KT의 전주, 관로, 가입자구간 광케이블 등 주요 전기통신설비를 후발사업자인 하나로통신, 데이콤, 온세통신 등이 손쉽게 빌려쓸 수 있게 된다. 또 내년에 초고속인터넷사업자들이 기간통신 역무로 지정되면 케이블방송사업자나 지역유선방송사업자(SO)들도 기간통신사업자로 편입돼 KT의 설비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보통신부는 3일 KT를 의무설비제공 사업자로 지정하고, 의무설비의 대상과 이용대가 산정방식을 결정하는 등 설비제공제도 개선안을 통신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했다고 밝혔다.
정통부는 이를 지난 2001년 전기통신사업법에 명시했으나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결정하지 않다가 이번에 의무고시를 추가시켜 명문화했다. 정통부는 이후 국무총리실 규제개혁위원회 심의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앞으로 KT는 경쟁사업자가 원할 경우 의무적으로 해당 시설을 규정된 가격에 임대해야 한다. 또 후발사업자의 설비제공 요청이 있을 경우 4주안에 의무적으로 응해야 하고 최소 사용기간도 6개월로 정해 후발사업자들이 수시로 사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단, 미래 수요나 긴급 수요에 대비한 예비설비는 제외할 수 있도록 했다. 예비설비 비율은 동케이블은 8%, 간선구간의 광케이블은 20%, 가입자구간 광케이블은 35%이며 관로는 1공에서 3공까지 예비용으로 뺄 수 있다. 또 내년 이후 구축한 광케이블과 신규 설비는 3년간 의무제공 대상에서 제외토록 했다.
정통부는 이밖에 임대비용을 정부가 산정한 최적망모형(LRIC)으로 결정해 가격분쟁의 소지를 줄였다. 이용대가는 전주와 동선은 Km당 각각 월 590원과 5711원, 광케이블 인입구간은 14만5053원, 비인입구간은 7만592원 등으로 정해졌다.
정통부측은 “이는 가입자선로공동활용제도(LLU)와 함께 중복투자 감소, 선·후발사업자간 설비 유무로 인한 경쟁력 격차가 줄어 서비스 기반의 경쟁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설비개방이 진정한 의미로 이어지려면 가격 인하 등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져야한다”면서 “후발사업자에 대한 지원만큼 유무선 결합상품 허용 등 선발사업자에 대한 규제도 완화돼야한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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