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 재료업체들 내수로 `U턴`

기술력 바탕 외면받던 대기업 대상 본격 마케팅

 국내보다 해외시장에서 먼저 기술력을 인정받아 내수시장 공략을 시도하는 ‘해외파 부품·소재업체’들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세주엔지니어링·네오세미테크·비스톰 등 업체들은 대기업들이 그동안 국산품 채택을 기피, 일본·대만 등 국외로 눈을 돌렸으나 올들어 미국·대만 등 해외에서 얻은 수출성과에 자신감을 얻고 대기업을 대상으로 재도전에 나섰다.

 세주엔지니어링(대표 이원배 http://www.safe-drive.com)은 미세가공기술(MEMS)을 기반으로 가스센서와 음주측정 센서를 지난 2000년께 개발했으나 견고한 대기업의 진입 장벽을 뚫지 못 해 해외 시장 개척에 주안점을 뒀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올해 일본·미국 등 해외에서 약 40억원의 수출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최근 대기업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회사측은 올 해외 수출 성과를 발판으로 내년께 다시 국내 대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오세미테크(대표 오명환 http://www.neosemitech.com)는 갈륨비소(GaAs) 웨이퍼를 대만에 전량 수출하는 등 올해 매출이 작년 대비 100% 이상 증가한 120억원을 달성,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 오명환 사장은 “화합물반도체는 시장이 좁고 국내에서 영업하는 외국 회사의 견제도 심해 외국에서 먼저 인정을 받아야 국내 영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생각에 수출을 먼저 시도했다”며 “내년엔 국내 시장에 진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비스톰(대표 박종욱 http://www.ivistorm.com)은 지난해 말께 유기EL 전자재료의 기술을 중국 신리 반도체에 수출하는 성과를 거둬, 설립 3년만에 국내 디스플레이 관련 업계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두산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EL 핵심 재료 내수 공략에 나섰다. 이 회사 허강복 부장은 “상품화가 어려운 유기EL 재료 관련 샘플과 테스트베드를 해외에서 먼저 확보, 선보일수 있게 됨에 대기업들이 기술력을 인정하기 시작했다”며 “내년부터 차세대 성장 산업 선점을 위한 마케팅에 나선다”고 밝혔다.

 부품소재통합연구단 이덕근 소장은 “각종 인증과 기술개발상을 받을 정도로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 부품소재 업체들이 그간 ‘대기업 인맥’ 부재로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최근들어 해외에서의 기술신뢰성 입증을 계기로 국내로 ‘유턴’하는 업체들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손재권 기자gjac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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