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한 달이 남았을 때면 누구나 ‘나의 지난 1년’에 대해 돌아보기 시작한다. ‘내가 왜 그렇게 나태히 보냈을까’란 비관을 넘은 자책성 생각부터 ‘올 한 해 제대로 살았다’는 자신감 넘치는 생각까지 개성처럼 다양할 것임은 분명하다.
이맘 때면 기자들에게는 꼭 필요하지만 의례적이고 반복적인 일이 눈 앞에 놓인다. 다름아닌 자신이 취재해 온 분야에서 한 해를 정리하고 마감하는 기사를 작성하는데 평소보다 많은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게 된다. 나아가 내년 정치가 어떻게 될지, 경제는 어떨지, 기타 산업, 문화의 변화와 영향 등에 관해 기사를 써야하기 때문에 1년 중 바쁜 시기에 속한다.
‘12월’은 한 해를 마감하는 달이기 때문에 유독 실적, 돈과 관련한 기사가 집중된다. 산업 담당 기자들에게는 특히 그렇다. 그 중에서도 기업들의 성과급에 대한 얘기가 12월을 시작으로 한 달간 자주 귀에 들려온다. ‘최대의 실적으로 모사 임직원들 두둑한 성과급 받을 전망’ ‘연봉 수천만원 과장은 보너스로 얼마를 받게 될 듯’ 등의 기사가 12월이어서 자주 거론된다.
자신의 행복을 남의 것과 비교할 수 없듯 성과급으로 자신을 또는 직장을 비교 대상으로 삼는 것은 우매한 짓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2003년은 ‘12월’의 성과급 얘기는 그리 달갑지 않을 것이다.
경제주체들의 한 해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성과급은 더 많은 사람들이 받게 될 수록 그만큼 우리 경제는 1년동안 수확이 많았음을 가늠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올 해 성과급에 관한 얘기는 경제 상황에서 알 수 있듯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거론되는 것도 썩 보기 좋은 모양새는 아니다. 실업으로 압박받고 있는 구직자들, 매일 출근하던 직장이 더 이상 갈 수 없는 곳으로 변해버린 가장들, 신용 불량자란 낙인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성과급은 고통스런 소식일 것이다.
기업들은 결산을 맞고, 개인들은 자신의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 올 해는 예년보다 싸늘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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