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과총, 석연찮은 사무총장 대행체제

 과학기술계를 대표하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가 사무총장 공모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일 처리로 잡음을 내고 있다.

 지난 7년간 내부 조직을 이끌었던 이걸삼 전 사무총장의 임기가 만료돼 정관에 따라 후임자 공모를 진행하던 중 막판에 돌연 공모를 중단하고 직무대행 체제로 방침을 바꿔 버린 것. 이 때문에 공모참여자 5명 중 한 사람을 신임 사무총장으로 선임하기 위한 지난 28일 이사회는 사무총장 대행(기획관리실장) 체제안을 통과하는 자리가 됐다.

 표면적으로 과총의 사무총장 대행체제는 문제될 게 없다. 정관에 엄연히 사무총장 유고시 기획관리실장이 직무를 대리한다고 돼 있기 때문. 김시중 회장은 이에 대해 “공모를 했다고 무조건 뽑으란 법은 없다. 공모 참여자들 중 과기계에 널리 알려져 있고 내부조직을 잘 이끌어 갈 적임자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정관에 의한 조치라고는 하나 공모에 의한 사무총장 선임이 무산되고 대행체제를 도입하기 까지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는 점이다. 공모에 참여한 사람 중 적임자가 없다면 재공모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도 막판에 공모참여자들을 ‘들러리’로 만들면서까지 사무총장 대행체제로 전환한 데 대한 설득력이 약하다.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공모 참여자들이 사무총장감으로 맞지 않는다면서 기획실장에게 대행을 맡긴다면 5명 모두 기획실장보다도 역량이 부족하다는 얘기냐”며 “직원이래야 고작 20여명에 불과한 과총이 막판에는 사무차장제를 도입하려다 이사회의 반대로 무산되는 등 이번 공모과정에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고 꼬집었다.

 과총은 사실 전통적으로 회장은 명예직으로서 비상근직이며 모든 안살림을 사무총장이 맡아 꾸려왔으나 지난해 3월 김시중 회장체제가 출범하면서 이례적으로 준 상근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사무총장 대행체제라는 또 하나의 특이한 전통(?)이 만들어진 셈이다.

 이번 사무총장 공모 과정에서 보여준 매끄럽지 못한 일련의 일처리 과정은 과기계 맏형의 모습이라고 하기엔 과히 모양새가 좋지 못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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