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서비스 한도도 ↓
“줄여야 산다”
신용카드업계가 자산규모와 구조조정을 통해 임직원 및 영업망을 대폭 감축하고 있다. 또 연체금 증가에 따라 현금서비스 한도를 낮추는 등의 줄이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LG카드와 외환카드 등이 유동성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카드는 10월말 현재 23조5000억원인 자산규모를 내년까지 20조원대로 감축할 계획이다. LG카드의 자산은 지난해말 33조5000억원에서 10조원이 줄었고 추가 감축이 실행되면 무려 13조5000억원이 줄어들게 된다. LG카드는 또 연말까지 전체 직원 8400명 중 25%에 해당되는 2100명을 줄이고 영업 및 채권지점도 기존 109개에서 50개로 감축할 계획이다.
삼성카드는 자산규모가 지난해말 28조2000억원에서 10월말에는 16조원(잠정)으로 12조2000억원이 감소했고 연말까지 15조원대로 줄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카드는 이달초 조직개편을 통해 임원수를 기존 29명에서 22명으로 줄였고 지점은 30개에서 17개로, 사업부는 22개에서 17개로, 팀 조직은 116개에서 97개로 축소 개편했다.
외환카드의 경우 자산이 지난해말 7조2000억원에서 10월말 5조7000억원(잠정)으로 1조5000억원이 감소했고 외환은행과의 합병 이후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우리카드도 자산규모를 지난해말 5조7000억원에서 10월말 4조9000억원으로 8000억원을 줄였고 내년 1분기까지 3조5000억∼4조원대로 낮출 계획이다.
또 전업 신용카드사들은 연체율 증가와 불량회원의 카드 이용을 막기 위해 올들어 9개월간 현금 서비스 이용 한도를 40% 이상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말 현재 전업 카드사들의 현금 서비스 한도는 58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101조원보다 41.7%가 줄었다. 카드사들의 현금 서비스 한도는 지난 3월말 77조원, 6월말 63조원 등으로 올들어 계속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감소폭은 1분기 23.8%, 2분기 18.2%, 3분기 6.5%로 둔화되고 있다. 이는 금융당국이 현금서비스 업무비중 50% 이하 준수시한을 내년말까지 3년간 연장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카드업계 관계자는 “LG카드의 유동성 위기 과정에서 현금 서비스 대란 가능성이 제기되자 상당수 카드사들이 카드를 여러 장 갖고 있는 고객과 신용이 좋지 않은 회원들의 현금 서비스 한도를 줄이고 있어 감소폭은 다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