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패커드(HP)에 무슨 일이 있나.
최근 HP의 고위경영자들이 줄줄이 사임하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사임하는 인사들이 주로 전 컴팩에서 몸담았던 인사들이라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HP는 25일(현지시각) 제프 클라크 부사장이 갑작스럽게 사임한다고 밝혔다. 클라크 부사장은 IT업계 사상 최대 규모였던 190억달러의 HP-컴팩 합병을 주도한 HP내 거물중 한 명이다. 컴팩과 합친 새 HP가 지난해 5월 공식 출범하기 전 컴팩에서 최고재무담당자(CFO)로 일한 그는 새 HP에서 공급망 부분을 총괄하며 뛰어난 경영 수완을 발휘해왔다. 새 HP는 당초 내년 10월말 끝나는 2004회기까지 30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하려고 목표를 세웠는데 이를 일년이나 앞당겨 실현한 것은 순전히 클라크 부사장의 수완과 뚝심 때문이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임 이유를 정확히 밝히지 않은 채 “CFO나 CEO로 일하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클라크 사임 소식이 터져나오기 하루 전인 24일에는 HP의 전략 및 기업개발 부사장인 매리 맥도웰이 노키아로 자리를 옮긴다고 밝혔다. “개인적, 프로페셔널한 관심 때문에 HP를 떠난다”고 밝힌 그는 모바일 기기와 보안을 담당하는 노키아의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분야 부사장직을 맡는다.
이달 5일에는 HP에서 34년간 일하면서 요직을 두루 거친 웨브 매킨니 부사장이 다음달 사임한다고 밝혀 HP내외를 술렁이게 했다. 올해 58세인 그는 클라크 부사장과 함께 컴팩-HP 통합 프로젝트인 ‘클린 룸’을 진두지휘한 바 있다. 비즈니스 고객 조직 사장을 비롯해 PC소프트웨어 대표 등 HP의 여러 중요부서를 두루 거쳤다.
이들 외에도 인력관리를 담당했던 수산 보윅 부사장이 최근 물러난다고 밝혔으며 비즈니스 연속성 사업 이사 존 잭슨도 경쟁업체인 IBM으로 자리를 옮긴다고 지난달 밝혔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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