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동통신 시장에 격변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 번호이동성 제도가 24일(현지시각) 시행됐으나 당초 예상만큼의 가입자 이동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로이터·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당초 수백만명에 달하는 이동통신 사용자가 서비스 업체를 바꿀 것이란 전망도 있었으나 첫날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이날 번호이동을 신청한 가입자는 100만명 이하에 불과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하지만 주요 이동통신 업체들은 서비스 전환을 원하는 고객들의 방문과 전화 문의가 몰렸다며 향후 전망이 밝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최대 이동통신 업체 버라이존와이어리스는 매장에 평소보다 2배 이상의 고객이 몰렸다고 밝혔으며 업계 2위 싱귤러와이어리스도 접속자 폭주로 웹사이트가 2시간 동안 다운됐다고 전했다. T모바일도 가입 문의 전화가 보통 월요일보다 4배 이상 많았다고 밝혔다.
반면 AT&T와이어리스는 평소보다 특별히 많은 문의가 밀려들진 않았다고 밝혔다.
전환 가입자가 예상보다 적은 것은 소비자들이 번호 이동 절차의 예기치 않은 문제로 피해를 입을 것을 우려, 시스템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또 번호이동성 제도 시행을 앞두고 업체들이 파격 조건의 대대적 마케팅을 통해 고객들을 장기 계약으로 붙잡아 두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번호이동성 제도 실시를 계기로 기존 고객을 지키고, 경쟁 업체로부터 고객을 빼내오기 위해 적극적인 판촉전을 벌이고 있다. 업체들은 번호이동성 실시를 위한 시스템 구축에 이미 약 10억달러를 지출했다. 당초 전문가들은 올해 3400만명, 내년 4400만명이 서비스 업체를 바꿀 것으로 내다봤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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