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넷]블로거들의 반란

 지난 23일 일요일, 명동의 어느 카페. 1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다. 비즈 공예가 이정은씨(25)의 설명에 따라 구슬을 꿰어 목걸이, 귀걸이를 만들고 있는 현장이다. 어느새 학생이 된 사람들은 한 마디라도 놓칠까봐 이씨의 설명에 귀 기울이느라 여념이 없다.

 인터넷 마니아포털 인티즌 블로거들인 이들은 역시 블로거인 이씨가 추진한 ‘비즈번개’에 참여, 비즈공예를 배우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이씨의 블로그를 통해 비즈공예의 매력을 알게 돼 함께 참여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진 것이다.

 모임에 참여한 한 블로거는 “블로그를 통해 비주공예를 처음 접했다”며 “다른 사람과 취미까지 함께 할 수 있어 블로그의 파워와 영향력을 다시한번 느낀다”고 말했다.

 1인 미디어 블로그가 그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네티즌 문화 속으로 점차 깊숙히 파고들고 있다.

 블로그가 서로 댓글을 달며 간단한 의견을 교환하는 사이버 활동에서 그치지 않고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끼리 오프라인 모임을 갖거나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벌이는 등 기존 커뮤니티의 활동영역에까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블로그를 통한 모임은 특별한 이슈 없이 그저 ‘친목’을 위해 이뤄지기도 한다. 지난 달에는 평소 블로그간 왕래를 통해 정을 쌓아 오던 몇몇 블로거들이 ‘대하 번개’를 단행,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모임을 위한 장소와 회비, 일정 등은 모두 블로그를 통해 의논, 결정된다. 모임 후에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후기가 올라온다. 이들은 서로의 블로그를 돌아다니며 `콘텐츠 퍼가기` 기능을 이용해 재미있는 후기를 공유하기도 한다.

 또 블로그상에서 정치에 대한 뜨거운 토론이 벌어지기도 한다. 서동운(32·공무원)씨는 평소 인티즌 포토블로그 마이미디어에서 시사, 경제 문제에 대해 다양한 콘텐츠를 올려 인기가 높다. 그가 자신의 블로그(http://mm.intizen.com/orthosis)에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에 대한 내용을 등록하자 블로거들 사이에 열띤 토론의 장이 열렸다. 커뮤니티 사이트의 토론 게시판이 아닌 개인 블로그에서 이같은 토론의 장이 열린 것은 드문 일이다.

 블로그를 이용하는 블로거들 간에 자발적인 움직임이 활발한 이유는 무엇보다 즉각적인 반응이 가능해 이용자들 간에 글로서나마 친밀도를 높일 수 있고 방문자의 로그가 남아 익명성 문제에서 한발 비켜가므로 상호 신뢰를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티즌 김영을 팀장은 “블로그는 실명 인증 절차를 통해 가입, 활동하기 때문에 안전한 온오프라인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면서 “몇몇 기업은 자발적이고 안전한 연결고리를 활용해 상품이나 기업을 알리는 블로그를 만들어 블로거들과 의견교환을 통한 비즈니스를 구상중”이라고 말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사진 : me&me…비즈공예∼.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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