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업계, 어학 열풍

 세계 최대 TFT LCD용 기판유리 생산 기업인 삼성코닝정밀유리(대표 이석재)의 임직원들은 요즘 ‘어학능력 키우기’ 에 여념이 없다.

 TFT LCD의 급속한 수요증가에 따라 적기 제품 공급, 7세대 기판유리 개발 등 제품생산에서부터 마케팅·재무·홍보 분야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 이르기까지 하루가 멀다하고 온오프라인을 통해 합작선인 미 코닝사와 업무협의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원들의 고통(?)을 감안, 이 회사는 집중적인 외국어 교육을 위한 ‘외국어생활관’을 지난달 개소했다. 이곳에서는 수준에 맞춰 15개 과정이 운영중이며 10주에 거쳐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전체 임직원의 20%정도가 이 시설을 이용중이다. 이석재 사장은 “합작사와의 업무협조시 어학능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선진 노하우습득을 통한 핵심경쟁력 강화에 큰 차질을 빚게 된다” 며 “전사적인 어학교육 활성화를 통해 삼성내 외국어를 가장 잘 하는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LG필립스LCD, 삼성코닝정밀유리, 비오이하이디스 등 국내에 둥지를 튼 LCD합작사 및 해외투자기업들이 어학열풍에 휩싸였다. 합작사다보니 외국어가 업무 능력의 필수인데다가 최근 호황으로 합작파트너 및 본사와의 업무 협의가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LG필립스LCD(대표 구본준)는 올해부터 매월 한차례 구미에서 열리는 월간 임원회의의 공식 용어로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구본준 사장이 LG필립스LCD가 세계 1위 기업으로 도약한 만큼 그에 맞춰 글로벌 언어인 영어 활용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팀장회의까지도 영어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올해 적지 않은 팀장들이 인화원이나, 평택 연수원, 구미의 LG전자 러닝센터 등의 영어 집중 코스를 이수하는 등 전 사업장에 어학 습득 붐이 불고 있다.

 다른 기업들이 영어열풍에 휩싸인 것과 달리 비오이하이디스에는 한국어 열풍에 휩싸였다.

 올해초 중국의 비오이그룹에 인수된 TFT LCD업체인 비오이하이디스(대표 최병두)는 지난주 중국에서 국내에 파견된 중국인 직원 수십명 전원을 아예 연세대 한국어학당에 입학시켰다. 당초에는 비오이하이디스 한국 직원이 중국어를 배워 서로 의사소통을 하려 했지만 시간이 너무 소요되자 아예 중국 비오이본사에서 중국직원들을 한국어를 속성으로 배울 수 있게 어학원에 등록시킨 것. 중국 직원들은 업무를 중단하고 서울 신촌부근에서 2달간 합숙하며 한국어를 배우게 된다. 비오이하이디스의 한 관계자는 “한국 직원은 중국어를, 중국 직원은 한국어를 배우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러한 어학 열풍을 서로에 더욱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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