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방송정책 `궤도수정` 시사

지상파 DMB 주파수 확대 추진

 지상파·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차세대 디지털방송 조기 도입을 위한 방송법 부분개정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방송위원회가 지상파DMB용으로 분배된 6MHz(TV채널 12번) 주파수 대역을 70MHz 이상 대폭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는 디지털지상파TV·위성DMB·지상파DMB 등 상호 경쟁·보완적 관계에 있는 디지털방송 정책의 전면적 궤도 수정을 시사, 방송위의 이같은 입장이 현실화할 경우 사업자 선정 구도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주파수 분배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가 당장 난색을 표시, 디지털TV 전송방식에 이어 또 한차례 관련 부처·기관간 마찰이 예고된다.

 18일 관계 부처 및 기관에 따르면 방송위원회는 당초 지상파DMB 주파수로 회수, 분배할 채널12번의 6MHz와 더불어 2535∼2605MHz 대역 70MHz를 추가 분배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방송위 관계자는 “6MHz의 대역폭으론 사업자당 비디오 채널이 기껏 하나에 불과해 위성DMB 등 경쟁 미디어에 비해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면서 “방송매체간의 균형발전이나 방송환경의 디지털전환 등 국가적인 차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방송위는 현재 실무진 차원에서 주파수 추가 분배의 타당성을 검토중이며, 긍정적인 결론이 나오면 정통부에 이같은 방안을 공식 제안할 예정이다. 2535∼2605MHz 대역 70MHz는 국내에서는 이동CATV(MMDS) 용도로 분배됐지만 세계적으로 IMT2000 예비용으로 할당된 영역이다.

 방송계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위성DMB에 비해 시장성은 고사하고 투자비 회수도 힘들다”면서 “차라리 지상파DMB 주파수를 기존 라디오방송의 디지털전환 용도로 쓰자는 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통부는 방송위가 업무영역과 무관한 주파수 분배 정책까지 거론한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공식 제안이 들어오면 구체적인 검토에 들어가겠지만 추가대역으로 거론중인 70MHz는 이미 IMT2000 예비용도로 정해진 것”이라며 ‘불가’라고 못박았다.

 방송위 관계자는 “특정 매체 영역만을 보호하려는 게 아니라 국내 디지털방송 산업의 유기적인 시장관계와 균형 발전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현 지상파DMB 주파수로는 디지털TV 전송방식 논란으로 고조된 국민적 불신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입장이 팽팽해지면서 당초 3개로 예상됐던 지상파DMB 사업자수나 할당 주파수 등 사업자 선정구도가 급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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