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칼럼]신·재생에너지 시대

 석유가 40년 남짓 쓸 것 밖에 남지 않았단 얘기는 예전부터 있어 왔다. 특히 새로 발견되는 유전 때문에 해마다 늘어나던 생산량도 한계에 달해 2010년께부터 하강곡선을 그리게 된다는 전망이다.

 적잖은 석유자원을 가진 중국은 개혁·개방과 함께 90년대초 일찌감치 석유수입국으로 돌아선지 오래고 인도도 급속한 경제 개발로 석유소비가 늘고 있다.

 지난 1974년과 1978년의 끔찍했던 석유 위기나 걸프전중(1991년)의 석유파동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사보타지나 전쟁 발발 등을 이유로 한 일시적인 현상임에도 우리 경제에 그렇게 큰 그림자를 드리웠던 것인데 이번 참에는 뭔가 잘못되는 날이면 전세계가 만성적인 석유 부족 사태와 가격 급등에 시달릴 개연성이 높다.

 이전까지는 기후변화협약 때문에 석유사용을 줄이고 태양에너지, 풍력, 수소·연료전지 등의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고 떠들기만 하던 영국 같은 나라들도 이제 구체적인 개발·보급 계획들을 내놓기 시작했고 독일, 일본, 덴마크 같은 나라들은 기존의 보급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은 전세계가 동참하는 수소·연료전지 개발계획을 제안하며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화석에너지 자원의 시대는 가고 이미 신·재생에너지의 시대에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 청소년들은 어리석었던 필자처럼 석유가 많다고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같은 나라들을 동경하지는 않을 것이며 기술 선진국들과 당당히 겨뤄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앞서 개발할 것이다. 이렇게 개발한 무궁무진하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는 이웃한 나라들과 나눠 쓸 수도 있다. 왜냐하면 신·재생에너지원은 태양, 바람, 바다(파도·조수), 나무 등과 같은 자연 속에 깃들어 있으므로 기술만 있으면 개발해 얼마든지 사이좋게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자원부는 올해 태양에너지, 풍력발전, 수소·연료전지의 개발보급을 근간으로 ‘중장기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및 보급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우선 2011년까지 우리나라 에너지 소비의 5%를 신·재생에너지원으로 감당하는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태양빛을 전기로 바꿔 주는 태양전지는 세계적인 우리나라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기술을, 거대한 풍력발전기는 우리의 선박건조 및 중전기 기술을, 그리고 연료전지는 불모의 땅에서 이뤄낸 자동차 기술을 모태로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우리에게 새롭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가져다 줄 뿐 아니라 다음 세대의 수출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 정말 이와 같은 신·재생에너지의 시대가 올 것인가. 우리나라가 필자가 어릴적 동경하던 석유부국만큼 자원은 없었지만 그들 보다 더 살기 좋은 민주주의 나라로 우뚝섰던 것처럼, 이제 우리는 금수강산을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비롯한 과학기술 문명으로 잘 가꾸고 개발해 남부럽지 않은 나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시대는 올 것인가. 그렇다. 기필코 꿈은 이뤄진다.

 ◆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신재생에너지연구부 박순철 부장 bmscpark@kier.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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