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등록기업 3분기 실적 의미

 17일 발표된 상장 및 등록 기업의 3분기 실적(누적)은 1∼3분기 동안 진행된 내수 위축, 사스확산, 이라크 전쟁, 미국 경기 회복 지연 등 국내외적인 경기 여건의 악화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우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조선·철강·금속 등 일부 업종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수익 감소와 IT부문의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순이익이 감소했다. 하지만 긍정적인 신호들이 보이고 있어 향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익 개선 추세 뚜렷=비록 전년동기보다 매출액, 순이익, 영업이익 등이 크게 악화됐지만 직전 분기에 비해선 이익 개선 추세가 분명한 것으로 나타나 경기가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물론 향후경기회복이 V자 형태를 그릴지 아니면 U자 회복 단계를 거칠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최악의 경우 L자 형태를 지속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번 3분기 실적은 국내 경기의 회복이 비관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우선 거래소의 경우 3분기 누적 매출액이 347조43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2% 감소하고 누적 순이익도 18조71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60% 감소했다. 하지만 올 2분기와 비교할 때는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비록 3분기 매출액이 114조5402억원으로 2분기보다 2.41%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2분기 대비 3.91% 증가한 6조4886억원을 기록했고 영업 이익은 8조7005억원으로 14.33%나 증가했다.

 코스닥 기업도 누적 매출액과 순이익, 영업이익 등이 큰 폭으로 악화됐지만 직전분기에 비해선 순이익이 4572억원으로 무려 59.6%나 증가했다. 특히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이 3분기 3.3%로 직전분기 대비 1.3% 포인트 높아졌다.

 하지만 상장 제조업체 가운데 2분기 흑자에서 3분기 적자로 돌아선 기업이 79개로 흑자 전환 기업 45개보다 많고 64개사는 적자를 지속해 같은 업종에서도 업체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부정적인 측면이다.

 ◇IT부문이 여전히 희망이다=반도체 부문의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IT수출과 인터넷 등이 호조를 보이면서 3분기 이익 개선 추세에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거래소의 경우 삼성전자 등 IT 업체가 포진한 전기·전자 업종의 3분기 순이익이 2조1185억원으로 2분기보다 243.16%나 급증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휴대폰 등의 판매 호조로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62.76% 증가한 1조8398억원을 기록했다. 코스닥의 경우 인터넷업종에 속한 10개 기업이 3분기에 1499억원의 매출과 227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2분기 대비 각각 7.4%, 83.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콘텐츠와 통신서비스 업종의 회복세도 긍정적이다.

 ◇4분기 실적과 내수 회복이 관심사=증시의 관심은 이미 4분기 실적에 쏠려 있다.이미 3분기 실적이 현주가에 대부분 반영됐다는 판단때문이다. 특히 최근들어 수출회복에 힘입어 IT기업들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반해 내수 업종의 경우 부진한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동부증권 장화탁 연구원은 “최근 경기 동향을 보면 수출이 지속적인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내수도 바닥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내년 2분기 부터는 내수 역시 본격적인 회복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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