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문화콘텐츠 남북교류 활성화

 문화콘텐츠 산업은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갈 차세대 핵심 성장동력산업이며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인 콘텐츠기반경제(content-based economy)를 이끌어갈 주력산업이다. 최근 국내의 문화콘텐츠산업 연평균 성장률은 20%를 능가하고 있다. 이제 남북한의 문화콘텐츠 교류를 통일기반 조성뿐만 아니라 차세대 핵심 성장산업 육성이라는 차원에서 재조명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측면에서 몇 가지 정책대안을 제시하려 한다.

 현재 북한에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는 영화제작소는 ‘조선만화제작단’ ‘조선아동영화제작소’ ‘조선과학교육영화촬영소’ 등 7군데이며 각 제작소에는 200∼300명 가량의 애니메이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첫 애니메이션 작품은 1960년 ‘금도끼 은도끼(조선만화제작단)’였으며 이를 시작으로 1964년부터 본격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이 추진되었다. 그리고 1980년대말부터 프랑스 등 외국으로부터 하청을 받아 애니메이션의 제작 경험이 축적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남한과의 공동제작은 하나로통신과 삼천리공사가 공동으로 제작한 ‘게으른 고양이 딩가’와 에이콤이 북한의 ‘4.26아동영화촬영소’와 공동으로 제작한 ‘왕후심청’이 있다. 뿐만 아니라 영화·방송·출판분야에서도 남북교류가 진행되고 있다.

 애니메이션 공동제작을 비롯해 한정된 분야에서 아직은 소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문화콘텐츠 남북교류를 보다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대안은 첫째, 남북문화콘텐츠협력위원회(가칭)의 구성운영이다. 민족 동질성 회복과 그동안 쌓여온 이질성을 극복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중 하나가 바로 문화콘텐츠다. 남한의 기획력과 자본력, 북한의 인적자원을 활용한 공동제작 활성화를 위한 지원사업의 추진이 필요하다. 북한의 경우 영화산업과 애니메이션산업 분야의 기반이 어느 정도 구축돼 있기 때문에 공동제작과 하청 등을 통해 협력교류사업을 활성화함으로써 남북 문화콘텐츠산업 동반발전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문화콘텐츠산업의 북한 진출을 위한 민관협의회를 구성하고 정부는 민간업체의 북한 진출에 장애가 되는 여러 요인들을 제거해 주어야 하며 관련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남북 문화콘텐츠 교류 환경조성을 위한 학술·인력·기술 교류 추진이다. 문화콘텐츠산업은 창조산업(creative industry)으로서 인간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생명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창의력과 상상력은 순수예술, 전통문화, 인문학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며 디지털 기술은 창의력과 상상력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이해되고 있다. 따라서 남북의 순수예술, 전통문화예술, 인문학분야의 학술교류와 인력교류는 남북 문화콘텐츠산업의 발전을 위한 중요한 포석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창의력과 상상력은 우리 문화콘텐츠산업계가 가장 필요로 하는 창작소재를 제공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문화콘텐츠산업 현장에 대한 상호방문을 추진해 상호이해를 증진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셋째, 북한문화유산의 남북공동 디지털 콘텐츠화사업 추진이다. 북한이 보유한 우수한 문화유산을 남북한이 공동으로 디지털 콘텐츠화함으로써 북한의 문화유산을 디지털 복원하고 콘텐츠산업의 창작소재로 활용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발해와 고구려 문화유산의 디지털 복원과 보존은 학계에서 자주 주장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우리문화원형의 디지털콘텐츠사업’을 북한 문화원형으로 확대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북한에 소재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유산을 조사해 디지털 사업의 대상과 범위 및 단계별 실시 대상을 선정하기 위한 기초연구와 조사가 필요하다. 동시에 북한 문화유산 현지답사를 위한 남북한 당국의 공동협의체 구성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이렇게 개발된 북한문화원형의 디지털 콘텐츠는 문화콘텐츠 유통시스템을 통해 서비스함으로써 문화콘텐츠산업 발전을 위한 창작소재를 보다 확대하고, 나아가 한국적 문화콘텐츠를 세계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최성모(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콘텐츠개발본부장) choism@koc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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