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파산동, "첨단기업 유치전에 이름부터 바꿔야"

 ‘첨단기업 유치하기 전에 동 이름부터 바꿔야 한다.’

 지난 2000년 11월 삼성상용차가 퇴출될 당시 파산(破産)을 연상시키는 동 이름때문에 화제가 됐던 대구시 달서구 파산(巴山)동의 동 명칭 변경에 대한 논란이 꼭 3년만인 최근 다시 불거지고 있다.

 대구지역 최초로 완성차업체가 가동됨으로써 지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삼성상용차가 결국 이곳 파산동에서 파산에 맞게 되자 당시 각계각층에서는 ‘삼성상용차 퇴출은 동네 이름 때문이다.’ ‘동 이름이 이래서야 누가 이곳에서 기업을 하고 싶어하겠냐’며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최근 대구시는 이곳에 외국의 대규모 첨단디스플레이관련 업체를 유치하기 위한 막바지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이어서 동 명칭변경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동명칭 변경은 지난 삼성상용차 퇴출이 있기 직전에 지역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파산동을 호산동으로 바꾸는 방안에 대한 주민 찬반조사를 벌였으나 찬성률이 행정자치부 승인기준(80%)을 밑도는 68.38%에 그치면서 보류가 됐었다.

 파산동에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k씨(45)는 “파산동의 원뜻은 제쳐두고 기업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그리 좋은 이름은 아니다”며 “특히 국내외 기업을 유치해야하는 공단지역의 동명으로서는 부적합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달말 3차 경매과정을 거쳐 대구도시개발공사가 낙찰받은 18만여평 삼성상용차 부지에는 최근 대구시가 적극적인 투자유치활동을 벌여 현재 디스플레이관련 첨단기업으로부터의 3000억여원 규모의 외자유치가 유력시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삼성상용차 부지에 첨단기업을 유치, 섬유 등 전통산업 일변도의 지역산업구조를 첨단산업으로 개편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상용차 부지 인근에는 현재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관련 부품소재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대구시 달서구 호림동 성서3차산업단지가 들어서 있어 상용자 부지에 대규모 디스플레이 외자유치가 확정되면 이곳이 디스플레이관련 집적지가 될 전망이다.

 한편 동 명칭 변경은 지방자치법에 따라 주민의견 수렴, 구청장과 구의회 의견서 제출, 행자부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며 달서구청은 올해안으로 주민들의 의견조사를 다시 실시할 계획이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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