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v4 겸용 시제품 공개…내년부터 시판
노키아가 내년부터 IPv6 인터넷 프로토콜을 채택한 휴대폰 단말기를 출시한다.
노키아는 기존 IPv4 방식과 IPv6 방식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CDMA 단말기의 시제품을 5일(현지시각) 공개했다. 이 제품은 내년 중 시판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이 제품은 IPv4 방식의 주소가 빠르게 고갈되고 IPv6 방식으로 대체돼 가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노키아는 지금까지 IPv6 방식의 CDMA 단말기를 시험용으로만 이동통신 업계에 제공해 왔다.
노키아는 이 제품을 통해 “이동통신 업계가 상호운용성을 유지하며 IPv4에서 IPv6로 원활하게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키아는 IPv6 방식의 단말기를 일단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에 필요한 인터넷 주소가 모자라는 것으로 평가되는 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 먼저 공급할 계획이다.
애덤 굴드 노키아 부사장은 “첨단 모바일 기기와 네트워크 분야의 IPv6에 대한 급증하는 수요를 잘 알고 있다”며 “IPv6 상용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지역은 북미나 유럽에 비해 인터넷 주소를 적게 할당받아 조만간 인터넷 주소가 고갈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휴대폰, PDA 등 인터넷 접속 기능을 가진 모바일 기기나 가전 제품의 보급이 확산되면 주소 부족은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 일본 등은 IPv6 표준화 및 보급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세계 IP 주소 43억개 중 70%를 확보하고 있는 미국은 당분간 주소 고갈 염려가 없어 IPv6 도입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영국의 시장조사업체 오범의 이에인 스티븐슨 애널리스트는 “아시아는 2∼3년 안에 주소가 고갈되겠지만 기타 지역은 4∼5년 내에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며, 특히 미국은 당분간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 국방성은 보안 등을 이유로 IPv6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