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유인우주선 ‘선조우 5’의 성공으로 우리나라의 유인우주개발 전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유인우주계획은 ‘국가우주개발중장기기본계획’에 따라 오는 2015년까지 계획이 서 있다. 우주환경의 산업적 활용에 중점을 두고 비용 대 효과를 최대로 얻기 위해 국제공동으로 추진한다는 것이 기본 전략이다. 이를 위해 국제우주정거장에 참여하고 우주비행사를 양성하도록 되어있다.
큰 틀은 마련되어 있지만 우리 나라가 유인우주개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나름대로의 한국형 전략이 필요하다.
‘유인우주’ 개발에는 국가의 생존전략에 맞춘 전략수립과 국가의 추진의지가 중요하다.
우주개발전략은 자동차나 반도체와는 달리 시장경제에 좌우되지 않으므로 국가의 전략적 판단에 의해 추진되는 특징이 있다. 한국의 우주전략도 큰 틀에서 국가 생존과 발전전략의 일부이어야 한다.
경제적으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새로운 21세기형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기술은 하루아침에 한탕주의로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전략은 한 발 빠른 선택과 포기를 의미하므로 모든 것을 다하려고 한다든지, 능력에 과분한 일을 추진한다든지, 상황을 무조건 기다린다든지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캐나다가 우주 로봇팔에 집중하여 성공을 거둔 예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한국은 국내 산업체의 강점을 감안하여 비행과 통신관련 컴퓨터, IT, 전자장비, 생명유지장비, 정밀 기계가공 등의 우주선개발 분야와 우주활용실험/생산, 우주관광, PR 그리고 영화 등 우주활용 분야 중 한 두개 아이템에 전력하여 국제적 비교우위를 갖추는 전략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유인우주산업이 기존의 전통산업들과 깊은 연관이 있어 이를 십분 활용할 수 있으며 이에 강점이 있는 한국이 유리하다는 점이다.
유인우주개발은 상당기간 국가의 투자에 전적으로 의지해야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생할 수 있는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 앞으로 예상 되는 초대형 국제공동 사업 즉 국제우주정거장의 건설과 유지보수 (2020년), 유인 달기지 건설 (2020년) 그리고 유인화성 탐사 (2030년) 등에 한국의 산업체가 수주해 참여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경제적 기술적 타당성을 갖추는 시기에 (2020년 예상), 우주실험용 유인우주선을 국제공동으로 개발하는 것도 예상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하고, 유연하고, 개방적이며 과감한 국제협력이 필요하다.
한국은 아직 유인우주개발에 필요한 기반 기술을 많이 갖추지 못하고 있다. 유인우주기술은 각국이 전략적인 기술로삼아 이전을 꺼리므로 자체 개발도 중요하지만, 비용대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하고, 개방적이며 과감한 국제협력을 이뤄야 한다.
지금까지의 미국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른 국가와의 협력도 추진해야 하며, 국제사회로부터 무기개발의 의심을 받지 않도록 개발 프로그램을 개방하는 것도 필요하다.
중국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필요한 유인우주기술을 얻기 위해 국가원수가 나서고 상대국에 필요한 지원을 하는 것, 그리고 미국과 러시아에 개발되는 저렴한 발사체, 우주항공기 등 신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것 같은 유연하고 과감한 국제협력의 추진이 절실하다.
장기적으로는 경제·기술적 타당성을 갖추는 시기에 우주실험용 유인우주선을 국제공동으로 개발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향후 20년 내에 우주제품생산과 관광 등의 우주활용 수요가 급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예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국제우주정거장은 다목적으로 16개국이 참여하여 활용절차가 복잡하고 오랜 시간 기다려야하는 단점이 있을 것이 예상된다.
유인우주개발은 안보와도 연계되기 때문에 한국이 일정한 정도의 유인우주개발 능력을 갖추게 되면 이는 주변국의 우주로부터의 위협에 대응능력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어서 국가안보강화의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다.
◆최기혁 박사/항공우주연구원 국제우주정거장 사업팀장 gchoi@ka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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