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LG 등 유럽시장 잠식에 역공세
‘세계 휴대폰시장의 맹주 노키아가 아시아 휴대폰업체들의 공세를 뿌리치기 위해 전략을 바꾸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 노키아가 삼성, LG전자 등 아시아 경쟁업체들의 공세에 맞서 폴더형 휴대폰을 선보이고 이동통신업체들의 요구에도 귀를 기울이는 등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키아는 막대형 휴대폰만 고수하던 디자인전략을 포기하고 아시아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폴더형 휴대폰기종(모델명 7200)을 이번주 처음 발표했다.
이 휴대폰모델은 카메라와 라디오가 내장된 세련된 외관을 갖춰 노키아의 아시아시장 공략에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휴대폰시장의 40%를 점유한 노키아는 전통적으로 막대처럼 생긴 ‘노키아풍’의 일관된 휴대폰 디자인을 고집해 왔다. 이는 폴더형 휴대폰이 높은 인기를 누리는 중국, 한국, 일본 등에서 아시아 경쟁업체들에 뒤지는 핵심요인으로 일컬어져 왔다.
콧대 높기로 유명한 노키아가 해외시장의 트렌드를 좇아가기 시작한 것은 삼성전자·산요 등이 앞선 기술력과 철저한 현지화전략으로 유럽 휴대폰시장을 잠식해 오는 상황에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현재 휴대폰업계 3위인 삼성전자는 지난 2000년 유럽시장 점유율이 2.3%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는 7.7%로 세배 이상 늘었다. 업계 6위의 LG전자도 올해 유럽시장에 600만대의 GSM휴대폰을 판매하고 내년에는 물량을 두배로 늘릴 예정이다.
FT는 한국과 일본에서 3세대 이동통신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아시아 휴대폰업체들이 기술격차를 벌려가고 있어 향후 노키아에 더욱 위협적인 경쟁자로 떠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유럽최대의 이동통신업체 보다폰사는 내년도 판매할 수백만대의 3세대 휴대폰물량 대부분을 산요 등 아시아업체로부터 공급받을 예정이다. 또 아시아업체들은 휴대폰의 기능과 디자인을 각 이동통신사의 요구에 맞춰주는 측면에서 노키아보다 훨씬 적극적인데 LG전자의 경우 유럽의 이동통신사마다 전혀 다른 디자인의 휴대폰을 제공할 것이라고 선언한바 있다. 또 삼성, 파나소닉, NEC 등은 이미 세계적인 유통망을 구축한데다 휴대폰에 MP3, 디지털카메라가 내장되는 컨버전스 추세도 디지털 가전분야에 경쟁력이 있는 아시아업체에 유리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유럽고객들은 노키아의 독특한 디자인과 쉬운 사용법 때문에 브랜드 충성도가 매우 강한 편이지만 한국, 중국 등 다른 지역시장에서 노키아가 선전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달리 자세를 낮추고 매우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