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사이드]서비스 경쟁이 시장을 살린다

 경기 불황 탓인지 움추린 소비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 업종이 바로 서비스 분야다. 내수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유통업체는 그야말로 찬바람이 쌩쌩 불 정도로 우울한 분위기다. 백화점·할인점·전자상가 등 오프라인 채널은 물론 인터넷쇼핑몰과 TV홈쇼핑 등 온라인 쇼핑 모두 ‘탈 불황’을 기치로 다양한 마케팅 방안을 수립 중이지만 뾰족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수요는 줄고 있는 데 공급은 변화가 없는 시장 구도에서 유통업계가 가장 먼저 뺀 든 카드가 ‘가격’이었다. 마진을 포기하고 심지어 원가 이하라도 팔아 쌓인 재고를 처분하고 비용을 줄이겠다는 게 기본 전략이다. 하지만 일시 불황이라면 몰라도 지금과 같은 장기 불황 시점에서는 오히려 시장만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가격 경쟁은 결국 모두의 출혈로 이어지면서 다소 주춤해진 상황이다.

 유통업계는 이에 가격에서 서비스로 마케팅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낮은 가격을 상쇄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서비스를 통해 구매자의 발길을 붙잡겠다는 것이다. LG홈쇼핑은 ‘서비스 비포(Before)시대’를 선언하고 내구재 상품을 중심으로 사전에 정기 점검해 줘 고객 불만을 줄일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대백화점은 고객을 찾아 출장길에 오르는 ‘출장 마케팅’을 시도 중이다. 백화점에서 실시하는 문화센터 강좌를 해당 아파트 단지로 직접 찾아가 고정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의도다. 온라인 쇼핑몰도 상품을 미리 써 볼 수 있는 ‘체험 마케팅’ 프로그램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수준 높은 서비스가 시장에서 반응을 얻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가격은 일시적인 충격 요법이지만 서비스는 장기 요법이다. 하지만 한 번 정착된 수준 높은 서비스는 시장도 살릴 수 있고 새로운 경영 트렌드를 만들 수 있다. 이 기회에 그동안 ‘구두선’에 그친 서비스 경쟁이 유통업체에 정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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