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 시무식 자리에서 나는 회사 매출 1000억원 목표가 달성되면 회사를 상장, 재도약의 기회로 삼기로 했다.
그러던중 2000년을 전후해 IT벤처 붐이 일면서 코스닥 시장이 거래소에 이은 신흥 주식시장으로 떠올랐고 회사 매출도 1000억원을 넘겼다. 우리 회사는 현대기술투자를 비롯해 4개 기관에서 투자 유치를 받으면서 작년 5월 코스닥 시장에 당당히 등록했다.
임직원에게 내 주식의 일부를 액면가로 골고루 나눠주었고 우리사주 인수 기회도 부여했다. 그러나 코스닥 등록이 회사의 보증 수표는 아니었다. 공모 자금이 유입돼 재무 건전성은 높아졌지만 나머지는 온전히 우리자신의 몫이었다.
산업발전에 따라 주변 상황이 점점 불확실해짐에 따라 회사 쇄신작업이 시급한 해결과제로 부상했다. 나 역시 현재의 사업 구조에 안주하는 위험성을 너무도 잘 알았다. 기존사업을 기반으로 삼아 새로운 성장 엔진을 준비해야 했다.
답은 IT분야 진출에 있었다. 많은 시간을 기술 분석·시장 조사에 들인 끝에 지난해 11월 드디어 블루투스를 포함한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의 연구 개발 기업인 BT네트웍스란 자회사를 설립했다.
당시 블루투스는 ‘한물간’ 기술, 또는 시장형성이 요원한 기술로 여겨졌지만 가능성은 충분했다. 특히 유비쿼터스 세상을 열 한축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와 함께 시스템온칩(SoC) 분야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그 결실로 올해 7월 매직아이의 모바일용 3D SoC칩 개발 사업에 참여했고 ASIC 업체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위탁 생산을 추진했다. 또 영업 지역 다변화를 위해 삼성전자의 다른 2개 대리점과 공동으로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중국에 생산시설을 이전한 거래처 위주로 공급을 시작했다. 세계화에 대비하기 위해 더이상 앉아서 파는 영업으로는 성장을 기대할 수 없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는 이를 위해 선친때부터 사용해 온 사명을 과감히 버리고 지난 3월 CI 선포식을 통해 대내외에 삼성광전에서 위디츠로의 상호변경과 신규 사업 진출을 공개 선언했다. 새로운 CI는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디지털시대의 리더 기업을 뜻하는 것으로 ‘With(함께하는)+IT(정보통신)+Semiconductor(반도체)’를 형상화했다.
나에게는 좋은 회사를 만든다는 꿈이 있다. 큰 회사, 이상적인 회사는 아니더라도 누구나 꿈꾸는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 주주에게, 고객에게 그리고 회사 임직원에게 진정 기쁨으로 다가서는 회사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peter@withi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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