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업축소…시장재편 `신호탄`
게임포털 시장에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올랐다.
삼성전자가 게임포털 사업을 대폭 축소키로 방침을 확정한데 이어 로플넷, 다음커뮤니케이션, 플레너스 등도 인력 감축이나 분사 등을 통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게임업체와 포털업체 등 IT업체는 물론 엔터테인먼트 업체와 대기업까지 줄줄이 뛰어들어 과열됐던 게임포털시장의 재편 움직임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게임포털 ‘게임엔조이(http://www.gamenjoy.com)’을 대대적으로 오픈하고 100억원 이상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었으나 오픈 1년 만에 사실상 게임포털 사업을 접기로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게임엔조이 사이트 자체는 유지하되 삼성전자에서 투자한 게임을 단순연결하는 게이트웨이 수준으로 운영될 것”이라면서 “기존 한게임과 같은 모델의 게임포털 사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에 45억원 규모로 수출 돼 화제를 모았던 엔터테인먼트 포털 ‘로플’의 제작업체 로플넷도 최근 20% 가까이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엔터테인먼트 포털을 구축하는데 순식간에 인력이 70∼80명까지 증가하는 등 초기투자 비용이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플레너스도 기존의 넷마블 사이트는 엔터테인먼트 포털로 확대개편하면서 지난 2001년 합병한 손노리 게임사업부문을 독립법인으로 분리해 군살빼기에 나섰으며 올초 대대적으로 게임사업을 진행했던 다음도 웹보드 게임 분야를 제외한 게임퍼블리싱 사업부문을 분사키로 최종 결정했다.
엔터테인먼트 포털 이석구 사장은 “경영합리화를 위해 사업구축과정에서 과다하게 요구됐던 인력을 불가피하게 감축했다”며 “이번 구조조정과 함께 로플넷 향후 사업 방향의 대대적인 수정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현상은 한정된 시장에도 불구하고 너도나도 게임포털 사업 뛰어들면서 예견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게임포털 사업에 출사표를 공식화한 업체가 30개업체에 달하고 있으나 네오위즈의 피망을 제외하고 이렇다할 실적을 내고 있는 후발업체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인터넷 순위 집계 사이트인 랭키닷컴에 따르면 선두업체인 넷마블과 한게임의 점유율도 치열한 경쟁으로 지난 6개월 사이에 5∼10% 이상 떨어지고 있는 상태다.
엠파스 유병우 이사는 “후발업체들의 성과를 현재 속단하기에는 이르다”면서도 “시장이 이미 과열상태에 달해 내년 이맘때 쯤에는 업체간 명운이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현정 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