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의 현장을 가다](25)해빛정보

　대덕밸리 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연구단지 방향으로 10여분간 달리다보면 한국기계연구원의 자기부상열차 레일이 한 눈에 들어온다.

　중소기업지원센터를 거쳐 학생들이 무리지어 있는 대덕대학을 지나면 100여m 앞에 국내 최대 규모의 협동화 단지로 불리는 대덕밸리 협동화단지가 눈 앞에 펼쳐진다.

　국내 회절격자 및 광학부품 전문 벤처기업인 해빛정보(대표 박병선 http://www.havit.co.kr)는 20여개 벤처기업이 자리하고 있는 대덕밸리 협동화단지에서도 전경이 환히 내려다 보이는 부지 윗쪽에 자리잡고 있다.

　이 회사는 CD 및 DVD, 게임기 등에 사용되는 광 픽업 장치의 부품인 그래이팅과 빔 스플리터 외에 적외선 차단 장치(IR Cut-off Filter)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회절 격자 공급 부족으로 DVD 개발 및 생산에 어려움을 겪어왔으나 해빛정보의 기술 개발로 국내 광 픽업 개발 및 생산이 가능해졌다.　특히 이 회사에서 개발한 적외선 차단 필터(IR Cut-off Filter)는 삼성과 LG 등 국내에서 생산되는 유명 카메라폰에 전량 공급되고 있다.

　“적외선 차단 필터는 영상 매체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부품으로 가시광선만을 투과시켜 걸러주며 디지털 이미지에서 발생하는 노이즈 현상을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박병선 사장은 “기존 업체들이 디지털 카메라 분야를 선점했다면 우리 회사는 후발 주자 측면에서 카메라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의 주거래 기업도 대만의 암코 및 선양디지털, 도시바, 소니, 필립스, 파나소닉, 히다지, 산요, 한성엘컴텍 등 국내외 내로라하는 업체들로 즐비하다.　매출액도 지난해 46억여원에서 올해는 이보다 2배 이상 많은 100억여원을 기대하고 있다.

　박 사장은 최근에는 CCD 및 CMOS 등 고체 영상 소자에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광저대역 필터(HOLF)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IR필터 및 그래이팅 렌즈 원판을 가공하는 가공실에는 빼곡이 들어선 가공 장비와 분주히 오가는 직원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이 작업실에는 멀티 원반 작업 장비와 다이싱 작업 장비 32대가 들어서 있습니다. 각 업체에서 요구하는 사이즈에 따라 장비별로 작업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김은철 주임은 최근에는 일이 밀려 주야 교대의 종일 체제를 유지하며 매일 400∼1200여개의 렌즈 원판을 절단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광 부품의 핵심은 증착 기술입니다. 증착 기술은 미세한 먼지도 허용하지 않는 만큼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송민범씨는 “전자동으로 클린 장비에 의해 제어되므로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며 “품질이 뛰어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인터뷰 - 해빛정보 박병선 사장

　“부품 개발 회사는 시장에서 얼마만큼 선점을 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제품 개발 단계에서 처음 쓰기 시작하면 중간에 바꿀 수 없는 것이 부품이기 때문입니다.”

　박병선 사장(49)은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초기 개발 모델에 적합한 제품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관련 분야에서 후발 주자에 속하지만 신규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현재는 국내 카메라폰에 적외선 차단 필터를 독점으로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언제든지 경쟁 회사들이 따라올 수 있는 만큼 차별화 전략을 통해 앞서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올해가 회사의 기반을 다지는 해였다면 내년에는 도약기가 될 것”이라며 “고부가가치 제품인 적외선 차단 필터와 광저대역 필터 제품 생산에 주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