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전망대]연료전지 개발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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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료전지의 세계 최강국을 자칭하는 일본이 연료전지차의 개발에 이어 PC, 휴대폰 등으로 용도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부시 대통령의 제창으로 관민 합동의 연구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바로 옆에 거대시장을 둔 캐나다, 유럽연합(EU)의 움직임도 심상치않다. 현재 주력 에너지원인 화석연료를 대신할 차세대 동력원으로 통하는 연료 전지의 등장은 ‘친환경적인 지구’와 ‘수소사회 실현’이란 커다란 과제를 풀 수 있는 열쇠로 지목되고 있다.

 이를 말해주듯 미국 정부가 오는 2010년까지 수소에너지 사회의 실현을 위해 앞으로 5년간 총 17억달러(약 2조원)의 연방예산 투입안을 내놓았다. 대다수는 수소의 ‘생산, 비축, 공급’이라는 인프라 개발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은 연료전지차를 포함해 대다수 프로젝트에서 미국과 공동개발전선을 구축하고 무려 22억유로를 개발비로 책정해 놓고 있다. 일본도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를 통해 5년간 2500억원을 쏟아부을 태세다. 연료전지차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일본과 수소사회를 향한 북미·유럽의 움직임, 연료전지를 놓고 선진국간의 치열한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왜 연료전지인가=전세계적인 환경 문제 때문에 연료전지의 필요성이 크게 부각됐다. 수소와 탄소가 화학적으로 반응할때 발생하는 전기를 모은 연료전지는 에너지 효율이 높고 순수한 수소만을 사용할 경우, 물밖에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적인 차세대 동력이다.

 환경 문제 이외에도 수소가 연료로 사용되면 지금까지의 석유 중심 에너지 구조가 크게 변하게 된다. 천연가스, 석유 등의 화석연료로부터 수소를 배출해내면 석유 의존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는 정치적으로도 각국이 왜 연료전지에 몰두하는지를 알 수 있는 단서다.

 ◇연료전지 개발, 어디까지 왔나=일본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지난 6월 NEC가 발표한 연료전지 탑재 노트북은 기존 리튬이온전지식 노트북보다 10배 정도인 40시간을 충전없이 쓸 수 있다. NTT도코모는 2005년 무렵 제 1호 연료전지 휴대폰 생산을 목표로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도요타와 혼다는 연료전지차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미 지난해 연료전지차의 리스 판매를 미·일에서 동시 개시했다. GM, 포드, 크라이슬러, 르노 등 미국과 유럽의 완성차업계도 2005년을 목표로 안전기준을 만들고 있다.

 연료전지는 또한 가까운 미래 일반 가정의 전기로서, 목욕탕에 뜨거운 물을 공급하는 동력원으로도 역할이 기대된다. 신일본석유는 요코하마시 모델 주택에 가정용 연료전지의 실험을 세계 최초로 개시했다.

 이처럼 연료전지는 자동차, 가정용기기, PC 등 IT분야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보잉사가 차세대 여객기인 ‘7E7’에 연료전지 탑재를 검토하고 있고 정부 차원의 인공위성 등 군사용 개발도 시작됐다.

 캐나다의 발라드파워시스템스와 듀폰, 아사히화성 등이 각각 발전부품과 전해질막 분야의 연구를 진행중이고 엑슨모빌은 스탠포드대학과 수소를 산출하는 원료 연구 등에 연구인력을 대거 투입했다.

 ◇보급을 위한 관건은=연료전지 보급을 위해서는 개발은 물론 동력원인 수소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 그러나 수소는 규제환경이 복잡하다. 자동차의 경우만해도 수소탱크 고압가스보안법, 도로운송차량법, 도로법, 소방법 등이 얽혀있다. 수소 스테이션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건축기준법 완화도 필요하다. 가정용으로는 전기사업법, 소방법의 개정이 요구된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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