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니 어렵고 안할 수도 없고.’
이달 31일 공식 발족을 앞둔 IT SoC산업진흥협회를 두고 주문형반도체(ASIC)업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초 이들 업체는 ASIC산업이 단순한 용역서비스가 아니라 시스템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SoC산업으로 변하고 있는 데다 정부가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SoC 분야를 선정한 것에 발맞춰 기존 ASIC설계사협회(ADA)를 SoC에 집중하는 협회로 재출범시키기로 한 것.
그러나 갑자기 협회를 확대, 개편하는데 대해 일각에서는 “회원사의 실익을 꼼꼼히 따지기 보다는 정책적 차원에서 인위적으로 협회를 재구성하면서 끼워맞추려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SoC산업진흥협회가 산자부 산하 한국반도체산업협회와의 중복성 문제가 재기되고 있는데다 정통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인가를 받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 협회에서 모두 활동해온 일부 회원사들은 양측 눈치보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이 때문인지 발족식은 가까와 오는 데도 추가 회원사 모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ASIC업체 사장은 “사실 SoC 분야를 제대로 하려면 기존 회원사 이외에 종합반도체업체, 모듈 및 패키징, 시스템업체 등이 모두 참여해야 하는데 기존 회원사들간에도 이견이 분분한데 추가 회원 모집이 잘 되겠냐”이라고 지적했다.
ASIC업체들은 또 여러가지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SoC협회로 전환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없다는 비판도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SoC 연구개발을 위한 정책프로젝트가 대학 및 연구기관에 주로 배정되면서 볼멘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
ADA의 한 회원사 사장은 “협회가 확대되도 협회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공동 연구과제나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나 실질적인 계획이 없어 보인다”면서 “자칫 잘못하면 이름만 바꾸는 꼴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ADA 관계자는 “기존 회원사는 물론 신규 회원사들이 모두 SoC 분야에 집중해 상호 유기적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하는 사업 마련이 SoC협회 성공의 관건”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정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산업계의 목소리를 더 경청해 상호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육성책을 고민해야한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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