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플라자]잘 나가는 매장엔 특별한 것이 있다

 ‘잘 나가는 매장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불황 속에도 전혀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손님들로 북적거리는 매장이 있다. 일명 ‘잘 나가는 매장’이다. IMF 때보다 더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소비가 줄고 장사하기도 어려운 요즈음, 이들 매장에 연일 손님이 몰리는 이유는 뭘까. 답은 간단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싸게 판매하는 것이다.

 용산 나진상가 17동의 네트워크 장비 전문매장인 ‘도민인포(대표 전용호)’는 저렴한 IP공유기와 다양한 무선인터넷 접속기, 유무선 네트워크 솔루션 판매로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직원을 줄이거나 아예 사장 혼자 운영하는 매장이 늘어나는 추세 속에도 현재 고용 직원만 10명에 가까울 정도로 사세가 확장돼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경기가 안 좋을수록 소비자들은 값싼 제품을 찾습니다. 또 꼭 필요한 상품이나 튀는 아이디어 상품은 불황에도 잘 팔립니다. 이 같은 소비자 성향과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제품과 매장에 반영한 것이 매출확대의 요인입니다.” 도민인포 전용호 사장의 말이다.

 같은 나진상가 19동 ‘하트컴퓨터(대표 한종원)’는 소비자를 생각한 틈새상품 개발로 불황 속 호황을 누리는 대표적 매장이다. 직접 제조까지 겸하는 이 매장의 간판 이색 상품으로는 기존 조이스틱의 기능을 높여 게임방에서 오락기기 다루듯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수퍼조이스틱’과 ‘뮤’, 게임전용 ‘수퍼오토마우스’ 등이 있다.

 한종원 사장은 “철저하게 소비자 입장에서 상품을 생각하지 않으면 판매 경쟁에서 성공하기 어렵다”고 나름의 판매 노하우를 털어놨다.

 전자랜드 3층에 있는 노트케이스(대표 박원서)는 노트북 가방 전문 매장이다. “노트북을 구입한 후 바로 여기로 오는 손님이 많습니다. 메이커에서 끼워주는 가방보다 여기서 파는 가방이 훨씬 좋거든요.” 매장 직원의 자랑이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알루미늄 재질의 노트북 가방부터 양어깨로 메고 다닐 수 있는 배낭형 노트북 가방, 핸드백만한 노트북 보관 케이스 등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노트북 가방을 다양하게 볼 수 있다.

 박원서 사장은 “손님이 원하는 가방을 찾지 못했을 때는 어떤 종류의 가방을 원하는지 물어본 후 직접 만들어 갖다 놓는다”며 “소비자의 취향을 파악해 빠른 시간 내에 매장에 갖다놓는 능력이 바로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잘 되는 매장에는 무엇보다 ‘소비자가 사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톡톡 튀는 상품이 많다. 여기에 저렴한 가격까지 기본 요소로 갖추고 있다.

 구로동 일이삼전자타운 2동에 위치한 팩시밀리 전문점 OA정보통신(대표 임태환)은 최근 직접 제조한 리필잉크 판매로 짭잘한 수입을 올린다. 일반 소비자들이 저렴한 잉크제품을 선호한다는 점에 착안, 올초부터 ‘잉크급속충전방’이라는 이름으로 값싼 리필 잉크를 만들어 판매하면서 현재 매출의 30%를 잉크가 차지하게 됐다.

 임태환 사장은 “값싼 리필잉크를 알리기 위해 인근 아파트와 학교를 돌며 전단지를 돌리는 것이 주업무가 됐다”며 마케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색 아이디어 상품, 저렴한 가격과 더불어 잘나가는 매장들이 갖춘 또 하나의 경쟁력은 소비자 분석을 바탕으로 한 마케팅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상품과 가격 경쟁력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갖출 수 있지만 특정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구매 성향을 파악하고 이를 마케팅 활동에 반영하는 것은 개인적인 노하우이자 땀흘린 노력의 산물로 나타난다. 특히 소비자가 어떤 상품을 원하는지 귀신같이 찾아낸다는 것이 이들 매장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한번이라도 매장에 들렀던 고객은 리스트에 올려놓고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알려준다.” 테크노마트내에서도 노트북전문점으로 유명한 노트북천국 이종현 차장의 설명이다.

 매출 부진을 놓고 경기 탓만 하는 전자상가 상인들이 여전히 많다. 그러나 이 처럼 소비자를 생각하고, 소비자 입장에서 좋은 상품을 기획판매하는 매장에는 들끓는 손님들로 인해 불황이 들이닥칠 틈이 없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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