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 `운명의 날`

주총 결과에 따라 펀더멘털 따져야

 하나로통신 ‘운명의 날’이 밝았다.

 임시 주총에서 박빙의 표차로 승부가 갈려질 것이란 예상과 함께 뉴브리지-AIG 외자유치안 통과냐, 부결이냐를 놓고 하나로통신 주가 전망도 그야말로 종이 한장 사이에서 흔들거리고 있다.

 20일 통신 애널리스트들은 대체로 담담한 분위기속에 주총 표대결 결과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내심 투자자들에게 제시할 표결이후 주가전망을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일단 주총이후 하나로통신 주가흐름은 ‘비교적 강한 상승세’, ‘일정폭 사이의 제한적인 움직임’, ‘지속적 약세국면’ 등 3가지 경우의 수가 모두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범위를 좀 더 압축하면 ‘어떤 결과라도 비관적이지 않다’는 대체적 긍정론이 다수의견이며, ‘약세흐름이 불가피하다’는 부정론이 상대적인 소수의견을 점하고 있다.

 ◇중립적 시각서 벨류에이션 따져야=외자유치안이 통과되고 이달중 자금이 유입돼 유동성 위기 해소가 현실화되더라도 앞으로도 계속 그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움직이기는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부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선 그동안 표대결 분위기에 휘둘려 하나로통신의 펀더멘털에 기초한 엄정한 주가전망이 미흡했다는 자성론도 터져나오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이영주 연구원은 “통과되더라도 일부 긍정성이 있지만 현상황에서는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반대로 부결되는 상황이 오더라도 하한가까지 폭락하는 등 충격적인 상황은 오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뉴브리지안이 통과되면 그에 기초한 벨류에이션이 다시 이뤄져야하고 그리고 나서 정확한 주가 방향성 도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과되면 큰 모멘텀 얻을 수도=외자유치안 통과시 공격적인 주가 상승세를 예견하는 시각도 있다. 하나로통신 입장에서 악성 부채 해결이라는 긍정성에 덧붙여 통신시장 개편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장기적 효과까지 내다 본 것이다. 더구나 SK텔레콤과의 유무선통합에 관한 전략적 관계 또는 인수합병(M&A)까지 내다볼 수 있는 가능성이 향후 주가를 떠받칠 것이란 지적이다.

 메리츠증권 전상용 연구원은 “통과를 단정지을 순 없지만 통과된다면 주가는 바로 강한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많다”며 “유동성 위기 해소 모멘텀에 내년 영업이익 흑자전환, SK텔레콤과의 시너지 등을 추가 긍정성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떤 결과도 긍정성 여지 없다는 의견도=이날 세종증권은 하나로통신에 대해 ‘매도’ 의견을 제시하면서 주총결과에 상관없이 주가가 약세국면을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분석에 따르면 주총에서 뉴브리지안이 통과되면 향후 외자경영 체제가 이뤄지고 궁극적으로 64.3%의 주당 가치희석이 발생하는데 이를 상쇄할만한 실적 형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또 LG-칼라일측의 외자유치 및 증자안이 적용되더라도 데이콤 부실을 떠안는다는 부담이 생기게 된다고 분석했다.

 세종증권 김민성 연구원은 “LG그룹간 시너지창출 등 LG측안에 대한 긍정성이 더 크긴 하지만 이것이 하나로통신이 떠안게될 데이콤 부실분의 부담감을 다 해소해주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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