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정보통신기술개발진흥청(NiDA:National Information Communications Technology Development Authority) 내에 위치한 ‘한국·캄보디아 인터넷 플라자’는 명실상부한 캄보디아의 정보화 요람이었다. 작년 11월 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국제 정보격차해소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개설한 인터넷 플라자는 캄보디아에서는 보기 드문 IT 기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인터넷 플라자 관리와 IT교육을 총괄하는 NiDA 소속 직원 코살 메아스는 “100여평 남짓한 인터넷 플라자는 총 50대 PC를 갖추고 IT 교육장과 일반 열람실로 나뉘어 오전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12시간 동안 운영된다”고 소개했다. 코살 메아스는 “인터넷 플라자가 문을 여는 동안에는 빈 자리가 없어 돌아가는 사람들이 하루에도 수십명은 된다”며 엄살을 떨었다.
기자가 방문한 지난 8월 14일 오후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30대의 PC가 마련된 IT 교육장에서는 NiDA 직원들과 프놈펜 시청 직원들이 IT 교육에 열중하느라 낯선 이방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열람실에도 캄보디아 국립대학 정보과학 전공 대학생과 오전 교육을 마친 공무원들이 인터넷 검색과 e메일 등 컴퓨터 삼매경에 푹 빠져있었다.
특히 이날은 인터넷청년봉사단 ‘E-KOREA’가 지리정보시스템(GIS)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펼치고 있어 캄보디아 공무원들의 진지함과 집중력은 남달랐다. 코살 메아스는 자기도 마찬가지지만 캄보디아 공무원 대부분이 GIS에 대해 처음으로 강의를 듣기 때문에 더욱 진지한 것같다고 말했다.
남궁강(28·고려대 대학원 언론학과), 권영상(27·서울대 환경대학원), 변정현(26·고려대 대학원 언론학과), 김민정(26·고려대 대학원 언론학과) 등 4명으로 구성된 ‘E-KOREA’가 캄보디아 공무원들에게 IT 신천지를 안내하는 선도자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권영상씨의 강의가 계속되는 동안 나머지 세 사람은 캄보디아 공무원들의 잇따른 거수에 잠시도 앉아 있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강의 도중에 궁금한 게 있으면 손을 드는 공무원들의 질문을 일 대 일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NiDA측은 GIS에 대한 교육 기회를 다시 접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E-KOREA가 체류하는 동안 인터넷 플라자에서 IT 교육을 받기로 했던 모든 공무원들에게 GIS 수업에 반드시 참여하라고 주문했다.
팀장인 남궁강씨는 “처음에는 NiDA 직원들과 일반 공무원간 IT 활용 격차가 너무 커 당황했지만 지난 3주 동안 일반적인 컴퓨터 사용뿐만 아니라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MS엑셀과 파워포인트 등을 교육해 캄보디아에서 업무 전산화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사람들의 낙천적인(?) 성격 때문에 좀처럼 제 시간에 교육이 시작된 적은 없었지만 교육이 없는 날에도 인터넷 플라자를 찾을 만큼 IT 교육에 대한 열의는 날이 갈수록 달라지고 있다는 게 NiDA와 E-KOREA의 공통된 분석이다.
열람실에서 만난 캄보디아 국립대학의 찬크리스나 키트씨는 아침 7시 전에 인터넷 플라자에 첫번째로 도착했다며 자랑아닌 자랑을 늘어놨다. 그는 미국과 호주에 유학간 친구들과 e메일로 연락하기 위해 거의 매일 인터넷플라자를 찾는다고 말했다.
찬크리스나는 캄보디아 최고 대학인 국립대학에서도 조차 이런저런 이유로 인터넷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어 프놈펜에 있는 인터넷 PC방을 찾곤 했다며 인터넷 플라자가 얼마나 좋은 지 모르겠다고 활짝 웃었다.
실제로 캄보디아의 IT 인프라는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원시적인 수준에 불과하다.
캄보디아 정부가 허락한 일부 민간 기업의 경우에는 업무에 IT가 도입돼 있지만 NiDA를 제외한 대부분의 공공기관은 아직 그렇지 못한 상태다.
찬크리스나는 8월 들어 인터넷 플라자를 찾으면서 아쉬운 게 있다고 묻지도 않은 말을 쏟아 냈다. 그는 “IT 강국인 한국에서 온 인터넷청년봉사단의 강의를 듣고 싶지만 NiDA가 교육 대상을 공무원으로 한정한 게 못내 서운하다”며 “좀 더 많은 한국 사람들이 캄보디아에서 IT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인터넷 플라자는 캄보디아에게 IT에 대한 꿈과 희망을 키우고 이를 실천하는 신천지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이 확실했다.
캄보디아의 IT 수준이 한껏 높아지면 캄보디아에서 한국과 IT의 위상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남궁강씨의 말과 좀 더 자주 그리고 더 많은 한국사람들이 캄보디아에서 IT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캄보디아 대학생의 말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듯 싶다.
<캄보디아=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 인터뷰 - 리 우드 NiDA 사무총장
캄보디아 국가 정보화 전략의 총본산인 정보통신기술개발진흥청(NiDA National Information Communications Technology Development Authority) 사무총장 리 우드는 “작년 11월 IT 플라자가 문을 연 이후 정부 관리들의 정보화에 대한 관심과 의욕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며 “인터넷 플라자 이용 대상을 공무원과 캄보디아 국립대학 정보과학 전공 학생들로만 제한했지만 항상 만원”이라고 소개했다.
그동안 변변한 정보화 교육장조차 없던 현실을 감안하면 인터넷 플라자의 인기는 이미 예견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리 우드는 “이런 상황에 IT 강국인 한국의 인터넷청년봉사단이 가세, 수준높은 IT 교육을 실시하면서 캄보디아 공무원들의 정보화 수준이 순식간에 향상되고 있다는 걸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능하다면 매년 인터넷청년봉사단을 NiDA에 초청하고 싶다고 밝힐 정도로 한국과 IT에 대한 강한 애정을 표시했다.
캄보디아내 친한파로 알려진 그는 “한국의 IT 수준이 세계 최고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평범한 대학생으로 구성된 인터넷청년봉사단의 활동은 NiDA 관계자 뿐만 아니라 캄보디아 공무원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며 실질적인 교육 뿐만아니라 양국 친선에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리우드에 따르면 인터넷 플라자 개설 이후 공무원들의 정보화 교육 수요는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지만 캄보디아의 현실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덧붙여 현재 캄보디아에 단 하나 뿐인 인터넷 플라자가 하나만이라도 더 생겼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솔직하게 밝혔다.
“한국의 IT 기술과 인력이 부러울 뿐”이라는 리우드는 “한국과의 IT 격차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제도와 정책을 준비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우선 “1년 단위로 캄보디아 공무원과 대학생 100명 정도를 한국으로 보내 IT 강국의 진면목을 몸소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캄보디아가 한국의 첨단 IT 기술 및 폭넓은 IT 저변을 짧은 기간에 습득할 수는 없지만 단계적으로 한국과 IT 분야에서 지속적인 교류를 펼쳐 격차를 조금씩 줄여나가겠다는 게 리우드의 전략 가운데 하나다.
IT 코리아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을 품은 리우드는 “이제 막 정보화의 물결이 일기 시작한 캄보디아가 ‘IT 캄보디아’ 실현을 위해 어떻게 변하는 지 관심있게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또“인터넷봉사단의 활동에 대해 크게 감사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IT 교육 기회가 더 많아지길 기대하고 양 국간 IT분야에서 보다 많은 협력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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